우선 경향신문의 ‘탈원전서 원전강국으로’라는 제하의 보도(2022년 3월 17일)[1]에서 기자와의 제 인터뷰가 와전되어 일부 당진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인터뷰 보도라는 게 화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의 앞뒤가 잘려서 보도되면 맥락을 잃고 오해를 사기 쉽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제 해명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논란이 된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SMR이 개발된다고 해도 현실에 어느 정도 적용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주 교수는 SMR을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지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이미 전력망이 다 깔려 있기 때문에, 발전기를 석탄 대신 SMR로만 하면 된다. 고용승계의 장점도 있다”고 했다.]
이 답변은 SMR(소형모듈원자로)이 개발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쓸 수 있겠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SMR이 다양한 용도가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용도로 써도 된다는 의미로 한 겁니다. 이는 빌 게이츠가 개발하고 있는 Natrium이라는 SMR이 실제로 Wyoming 주에 있는 석탄화력 대체용을 쓰일 것이라는 선례[2]를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당진을 언급한 것은 석탄발전소가 있는 한 지역을 예로써 든 겁니다. 특정 지명을 거론한 것은 제 불찰입니다.
이같이 저는 정해진 계획을 말한 게 아니고 훗날의 가능성을 얘기한 것입니다. 지면 관계상 이러한 발언의 앞뒤 맥락이 보도되지 않을 경우 독자가 “당진에 SMR을 지을 거라고?”라고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SMR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원자로입니다. 2020년대 말에 가서야 첫 실증로가 가동될 전망입니다. SMR은 전력 뿐만 아니라 열과 수소도 생산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SMR은 고온열의 수요지인 제철공장이나 화학공장 인근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난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석탄화력 대체는 SMR 이용의 한 예입니다.
대규모 전력망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대략 2040년까지는 대형 원전이 SMR보다 유리합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SMR을 개발해야 하는 1차 목적은 전력망이 소규모로 고립된 도서국가(예: 인도네시아나 필리핀)나 대면적국가(예: 사우디아라비아)등에 수출하기 위한 겁니다. 그러다가 정말로 2040년 경 쯤 탄소중립 적극 추진에 따른 전력 사용 대폭 증가로 인해 무탄소 청정 전력원으로서 원자력 수요가 증대될 경우 엄밀한 검토를 거쳐 화력발전 대체용으로 국내 SMR 건설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때쯤 되면 다양한 SMR의 성능과 안전성의 입증이 대체로 되어 있을 때일 것입니다.
제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원자력·에너지 정책분과장으로 원자력 공약 입안을 주도하였지만 이렇듯 먼 훗날 가능성만 있는 사안을 계획으로 고려한 적은 전혀 없습니다. 이 점에 대한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장래 SMR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는 가운데 특정 지명을 언급한 제 불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께 불필요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오해를 푸시고 더 이상 우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022년 3월 22일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원자력정책센터 센터장 주한규
[1] 경향신문 보도: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3172024005
[2] AP의 Natrium 석탄화력 대체 보도:
https://apnews.com/article/climate-technology-business-wyoming-bill-gates-19a36eb0bd65e0999d26c0cc122f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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