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팩트체크
월성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 검출, 정말 문제없나
(KTV 최고수다, 이정윤 대표 대담, 2021.1.19)
2021. 1. 25
I.
개요
감사원이 2020년 10월 20일, “월성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되었다”고 감사결과를 발표한 후, 후속 조치로 검찰이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탈원전 찬반 양쪽 진영을 비롯하여 정치권까지 관심이 고조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1년 1월
19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정책방송원의 “KTV 국민방송”의 유튜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최고수다”에서 최근 월성1호기
삼중수소 검출 논란과 관련하여 소규모 사설단체인 “원자력안전과 미래”의
이정윤 대표와의 대담을 방송하였다. 이 대담에 원자력 전문가로 초빙된 대표가 발언한 내용이 사실과 너무나
달라 팩트체크를 수행한다. 이 팩트체크는 해당 발언 내용에 대해 진위와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원전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 토론 참석자
·
김갑수
사회자 (KTV 최고수다)
·
이정윤
(원자력안전과 미래 대표)
·
신장식
(법무법인 민변 변호사, 노회찬 재단 이사)
II.
주요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1. 월성주변
주민들 몸에서 삼중수소가 매년 1g씩 나온다
1) 발언내용
- (사회자) 월성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 배출이 별거 아니다라고 얘기하기
위해서, 전문가이신 분이 얘기하는
게 “바나나 6개 섭취하고,
멸치 1g 먹고,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 정도의
위험도다” 라고 말했는데, 입장이 좀 다른 전문가로서 (이정윤 대표는) 어떻게 이해를 하십니까?
- 일단, 바나나와 비교한다는 것은 말이 말이 안 됨. 왜냐하면 바나나에는
포타슘이 들어 있음. 그건 삼중수소가 아니며 몸에서 바로 빠져나감
- 그 다음에, 멸치 1g. 그… 삼중수소
1g. 1g은 실제로 굉장히 큰 양임. 월성원전에 2천억을 투입해서 매일 가동을 해서 삼중수소를 발전소에서 뽑아내고 있음. 20년
동안 가동해가지고 지금까지 쌓아 놓은 게 9천 그램임. 그런데, 지금 시민들 몸에서 1그램이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큰 것임. 1년동안 1그램이라고 한다면, 엄청난
양임. 지역주민들이 최소 2천명 이상 되므로, 2킬로가 나오는 것임
2) 문제점
- 전문가의 발언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과장해서 주장함으로써 사실을 호도하고 있음
3) 분석과
사실
- 전문가가 말한 멸치
1g이 근거 없이 삼중수소 1g으로 둔갑한 것으로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
- 전문가의 의도
- 사회자가 언급한 전문가는 KAIST 정용훈 교수이며, 정용훈 교수가 얘기한 바나나 6개,
멸치 1g,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의 의미는 월성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연간 방사능
추가 피폭량이 바나나 6개 먹었을 때 혹은 멸치 1g 먹었을
때 혹은 그리고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시 선량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의미임
- 바나나와 칼륨
- 바나나에는 포타슘(칼륨)이 풍부함. 칼륨의 동위원소인 칼륨40은
전체 칼륨의 약 0.012%밖에 안되지만 베타선 형태의 방사선을 방출함. 이 칼륨은 질소, 인산과 함께 비료 3요소로서 식물 생장에 필수적이라 모든 식물과 이를 먹는 동물에 다 포함되어 있음. 방사성 물질마다 내는 방사선의 종류와 에너지가 다름. 삼중수소에서
나오는 베타선은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섭취 시 인체 위해도가 칼륨40의 340분의 1 정도에 불과함. 이는 각 핵종별 방사선 방출률(베크렐)과 그 핵종의 체내 섭취시 체내 잔류 시간까지 다 고려해서 산정한 인체 위해도에 대한 국제 방사선 방호 위원회의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음.
주요 방사성 핵종 특성
|
원소
|
예탁 유효선량인자 μSv/Bq (*)
|
칼륨 대비
|
방사선 종류
|
삼중수소(H3)
|
0.000018
|
0.0029
|
베타선
|
칼륨(K40)
|
0.0062
|
1
|
베타선(89%) 및 감마선(11%)
|
스트론튬(Sr90)
|
0.028
|
4.5
|
베타선
|
요오드(I-131)
|
0.022
|
3.5
|
감마선
|
세슘(Cs137)
|
0.013
|
2.1
|
감마선
|
폴로늄(Po210)
|
1.2
|
194
|
알파선
|
우라늄(U238)
|
0.045
|
7.3
|
알파선
|
*베크렐당 마이크로시버트
|
출처: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출판물 119
|
- 월성 주변 주민들이 1년간 추가로 섭취한 삼중수소에
의한 유효방사선량을 바나나에 함유된 칼륨의 유효방사선량과 비교하자면 바나나 6개 분량에 해당한다는 의미임
- 삼중수소 1g 궤변
- 이정윤 대표는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 1g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제거장치에서 생산되는 삼중수소 량과 비교하였음. 정용훈 교수는 멸치
1g을 섭취할 경우라고 했지 삼중수소 1g을 섭취한다고 말한
적이 없음. 삼중수소 1g은 3천만원이 넘는 희귀물질로 엄청나게 귀한 물질이라서 멸치 1g과 혼동을
할 수가 없음
- 이는 의도적으로 월성원전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부풀리기 위한 발언이라고 판단됨. 이정윤 대표는 삼중수소 1g 섭취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함
- 삼중수소
1g은 6480 Sv (시버트)에 해당하는 유효방사선량을 초래하는 엄청난 양이며, 이 는 치사량을
수 천 배 넘는 양임
2. 월성
지역 주민들의 갑상선암 확률이 2.5배가 높다
1) 발언내용
- 원전 주변 지역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2.5배가 높음
2) 문제점
- 삼중수소로 인해 월성
지역 주민들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2.5배 높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음
3) 분석과
사실
- 원전 주변 주민들의
방사선에 의한 갑상선암 발병률 증가에 대한 주장은 2020년 1월
소위 균도네 소송의 항소심이 대법원에서 기각되었으므로 근거가 없음이 판명되었음.
- 방사선이 갑상선암의
발병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는 아래와 같음.
- 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방사선량이 국내 다른 지역 또는 일반인과 차이가 없음 (원인 없이 결과가 있을 수 없음)
- 갑상선암을 제외한 다른 방사선 관련 암의 증가 경향이 없음 (방사선이 원인이면 다 증가 해야 함)
- 갑상선암은 발병위험도가 남녀 차이가 없는데 여성만 2.5배로
나타난 바 있어, 이는 갑상선암을 우려한 여성이 많아 검사자수가 늘어난 데 그 원인이 있을 수 있음 (소위 스크리닝 효과)
- 주변지역에 오래 살면 더 증가 해야 하는데 거주기간에 따른 방사선 관련 암 발생 상대위험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
- 원전 주변 갑상선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데 역학조사에서는 전국평균보다 특히 더
낮은 3개 지역을 대조군으로 삼아서 대조군 선택의 문제가 있음
3.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논란에서 리스크 포인트가 빠져 있다
1) 발언내용
- (사회자) 월성1호기 폐쇄를
하는데, 경제성으로 접근을 해서 감사를 하였고, 그게 크게
논란이 되었음. 이 경제성 논란을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보면 (이정윤
대표는) 어떻게 이해를 하시는지?
- 경제성 평가에 리스크
포인트가 빠져 있는 거로 이해를 하고 있음. 월성 삼중수소 문제를 두고 볼 때, 안전에 우리나라가 너무 투자를 안 하는 그 일단에 의해서 이런 모습들이 재연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
- 특히 안전문제에 있어서는
이게 원전을 운영하는 가장 기본정책으로 가야 되는데, 너무 경제성 평가니 이런데 중시를 하다 보니까, 그 근거가 빠진 것임. 안전성을 토대로 경제성을 따져야 됨
- 안전성 평가를 잘 못해가지고
월성1호기가 사실 폐로가 된 것인데, 안전성에 대해서는 왜
감사를 안 하는지 모르겠음
2) 문제점
-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이 감사원결과 밝혀졌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정당성을 안전성 부족으로 전가하려고 시도하고 있음
3) 분석과
사실
-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는
국회의 감사 요청에 따라 경제성 평가를 위주로 감사한 것이며, 월성1호기
안전성에 대한 검토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계속운전을 승인할 때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므로 발언내용은 사실이 아님
-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 취지
-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의 배경은 국회가 2019년 10월, “한수원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 것에 따른 것임.
- 국회는 그 제안이유로서, 경제성평가에서 전기판매
단가를 과도하게 낮추는 등 자료를 조작하여 월성1호기 경제성을 과소평가하고, 의도적으로 낮은 이용률을 적용하는 의혹을 제기하였음.
- 이에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요구 취지에 따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위주로 감사한 것임.
- 월성1호기 안전성 평가
- 통상적인 원전에 대한 리스크 비용, 즉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되는 설비에 대한 비용은 이번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의 취지가 아님. 이는 원전의 안전성을 규제, 감독하는 원안위의 소관이며, 2015년 원안위가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을 승인할 때 계속운전으로
인한 리스크, 즉 안전성은 종합적인 안전성평가와 광범위한 설비보강을 통해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판단되어
계속운전이 승인된 것임
- 또한, 안전성을 이유로 제기한 “월성1호기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 처분 집행정지” 소송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월성1호기가
계속운전을 중지시킬 만큼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처분정지 신청을 기각하였음 (서울고등법원2017아1196, 2017년 7월
3일)
- 월성1호기 폐로 결정 근거
- 월성1호기 폐로의 근본 원인은 안전성 부족이
아니라 탈원전 정책 때문임
-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기술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과정은 아래와 같음
- 2017.7.19, 탈원전 관련 국정과제: 월성1호기는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조기에 폐쇄하는 것으로
결정
- 2017.10.24, 에너지 전환(탈원전) 로드맵: 국무회의에서
월성1호기는 전력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가급적 조기에 폐쇄하는 것으로 결정
- 2017.12.29,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력정책심의회 심의를 통해 ①
월성1호기는 조기폐쇄 전까지 수급기여 정도가 불확실하다고 판단되어 2018년부터 공급에서 제외하고, ② 2018년 상반기 중에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 계속운전에 대한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페쇄시기 등을 결정하기로 의결.
- 2018년 상반기,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 실시
- 2018.6.15, 한수원 이사회 월성1호기 조기폐쇄 의결
- 2019.12.24, 원안위, 한수원이 요청한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 승인
III. 결어
최근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자유롭게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 정보의 진위에 대해 스스로의
판단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 공용 언론 매체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여 정정보도를 통해
시정하기도 한다.
KTV 국민방송 홈페이지에는, 원장
인사말이 아래와 같이 제시되어 있다.
“KTV 국민방송은 <대한
늬우스>를 만들던 ‘국립영화제작소’가 현대에 맞게 진화하고 발전한 정부정책방송기관(한국정책방송원)입니다. KTV 국민방송은 정부 정책을 ‘수혜자인 국민에 널리 확산시키고,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우리 생활과 직결되는 정부 정책과 공공 정보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합니다."
이렇게 공공성이 높아야 하는 KTV는 이정윤 대표의 그릇된 주장이 문제가
되자 해당 대담 프로그램을 유튜브에서 삭제하였다. 하지만 삭제 조치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미 이를 시청한 사람들에게는 잘못된 정보가 각인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 방송에서 공개적인 정정보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