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여건으로는 무엇보다 일사량이 중요하다. 국가지표체계 자료에 따르면 2008~2016년 연간 일조량이 2,018~2,434시간으로 하루 평균 5.5~6.7시간이다. 그러나 해가 떠 있다고 해서 태양광이 그대로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늘, 먼지, 구름, 적설 등의 영향도 있고, 환경오염도, 모듈 표면온도(25도 이상이면 발전효율 감소), 모듈연결배선 상태, 인버터 평균효율 등도 발전 효율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를 ‘종합효율계수(K)’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0.7을 적용한다. 다시 말해 하루 일조시간은 5.5~6.7시간이라 하더라도 실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일조시간은 하루 평균 3.8~4.7시간에 불과하다. 이러한 수치는 모듈 구조물이 정남향으로, 경사도 30도, 구조물 간격을 최적으로 유지할 경우의 값이므로 일반적으로 태양광발전 수익분석에는 하루 평균 3.4~3.8시간을 적용한다. 태양위치에 따라 태양광 패널이 움직이는 ‘추적식’의 경우 일조시간을 늘릴 수 있지만 추가되는 비용으로 인해 경제성이 오히려 떨어진다.
이러한 국내 발전여건은 태양광발전이 활성화 되어 있는 나라에 비해 매우 불리하다. 국내에서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영월 태양광발전소는 ‘추적식’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발전시간이 4.2시간에 불과한데 반해 미국 Topaz Solar Farm이 들어선 미국 캘리포니아는 인근 애리조나 일대와 함께 하루 발전시간이 6시간이 넘는다. 하루 발전시간이 3.5시간이라는 것은 태양광발전 설비이용률(24시간 가동했을 때 발전량 대비 실제 발전량)이 15%에 불과하다는 것이므로, 하루 발전시간이 6시간으로 설비이용률이 25%에 이르는 캘리포니아에 비해 한국의 발전효율이 40% 이상 낮다. 이 뿐 아니라 태양광의 질(質)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한 시간에 1평방미터에 내리쬐는 일사량은 한국은 985kWh이지만 미국은 1,400kWh에 달한다. 참고로 설비이용률은 미국 21%, 중국 17%이다. 그나마 한국의 설비이용률은 2008년에 10% 밑으로 떨어졌다가 2011년에 15%를 웃도는 등 들쭉날쭉해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도 어렵다. 참고로 원전 설비이용률은 80년대까지 70% 수준에 머물다 90년대에 80%에 진입하였으며, 2000년 이후 연속해서 9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발전량을 생산하기 위해서 태양광(설비이용률 15%)의 설비규모는 원자력(설비이용률 90%)의 6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태양광 설비에 소요되는 면적도 큰 부담이다. 발전방식에 따른 소요면적이 통계마다 들쭉날쭉해 비교가 어려우니 2008년 태양광발전사업을 검토할 때 확보한 자료를 기준으로 살펴보겠다. 아래 사진은 사업검토 당시 견학한 영광 Solar Park로, 원전 6기(6GW)를 운전하고 있는 영광원전 뒤편에 3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였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시설용량 기준으로 MW당 원전은 230m2인데 비해 태양광발전소는 이의 90배가 넘는 21,600m2에 이른다. 이 차이는 위에서 언급한 설비이용률을 고려할 경우 540배로 늘어난다.
실제 예를 들어보겠다. 설비이용률이 90%인 원전 1GW의 1년 발전량은 7.9TWh이며 (1GW*21.6시간*365일) 이에는 땅이 0.23km2가 필요하다. 설비이용률이 15%인 태양광으로 1년 동안 7.9TWh 발전량을 얻으려면 시설용량이 6GW가 되어야 하며 (7.9TWh/3.6시간/365일=6GW), 이에는 땅이 129.6km2가 필요하다. 여의도 면적이 (제방 안쪽 기준) 2.9km2이니 태양광으로 1GW 규모 원전의 동일기간 발전량만큼 전력을 생산하자면 여의도 45배에 달하는 땅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계산해놓고 나니 숫자가 너무 엄청나서 몇 번이고 다시 계산해봤다. 그리고 129.6km2라는 게 도대체 얼마나 큰 건지 찾아보니 서울(605km2)의 무려 21%에 해당하는 넓이더라. 어이가 없다. 이는 서울 전체를 태양광패널로 뒤덮어 발전한다 해도 영광원전 6기 전체가 생산하는 전력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해서 말이다.
물론 이는 영광원전과 영광 Solar Park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본 것이고, 다른 사례를 기준할 경우 이와 다른 값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계산한 숫자가 믿어지지 않아 다시 확인해야 할 만큼 엄청난 땅이 필요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지 않겠나. 이밖에도 태양광 발전량을 첨두부하를 감당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이런 산술적인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다.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다. 태양광 발전량을 첨두부하용으로 사용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은 발전방식을 (태양광과 풍력이 주를 이루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것이 아닌가.
결국 신재생에너지가 기저부하를 감당하려면 설비이용률이 낮은 만큼 시설용량이 몇 배로 늘어나야 하겠고, 시설용량을 그대로 유지하자면 첨두부하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니 소요 면적 하나만으로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개편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다.
어제 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주요국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급 대화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어떻게 세세한 내용을 알 수 있겠나만, 이처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비현실적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는 계획을 어떻게 국가 에너지대계의 기본골격으로 삼을 수 있는지 의아하기 이를 데 없다.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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