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로 당진 화력 대체 언급 건 소통 2
신 선생님의 아래 각 질문에 청색으로 표시해 답변드립니다. (text 버전에는 청색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군요. 첨부 PDF 파일을 봐주시면 됩니다)
1) 보도가 잘못되어 오해를 샀다는 언급 관련
- 보도에 잘못이 있으면 정정보도를 요청하기 바랍니다.
처음 제게 질의서를 보내셨을 때 제가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제 경향신문 기자와의 인터뷰가 와전되어 선생님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인터뷰 보도라는 게 화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의 앞뒤가 잘려서 보도되면 맥락을 잃고 오해를 사기 쉽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아래 제 설명을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말의 앞뒤가 잘려 보도된 게 어떻게 와전됐는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SMR이 개발된다고 해도 현실에 어느 정도 적용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주 교수는 SMR을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지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주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이미 전력망이 다 깔려 있기 때문에, 발전기를 석탄 대신 SMR로만 하면 된다.]
당진이 언급된 제 답변은 SMR이 개발되더라도 어떻게 쓸거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SMR이 다양한 용도가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용도로 써도 된다는 의미로 답변한 겁니다. 이는 빌 게이츠가 개발하고 있는 Natrium이라는 SMR이 실제로 Wyoming 주에 있는 석탄화력 대체용을 쓰일 것이라는 선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정해진 계획을 말한 게 아니고 먼 훗날의 가능성을 얘기한 것입니다. 지면 관계상 이러한 발언의 앞뒤 맥락을 보도하지 않을 경우 신 선생님 같이 ”당진에 SMR을 지을 거라고“라고 오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도가 잘못됐으니 정정보도를 해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보도내용 자체는 틀린 게 없으나 읽는 사람이 오해를 하게 된 것이므로 그렇습니다.
2) 소형모듈원전(SMR,소형핵발전소)의 안전성과 용도 언급 관련
- 소형화해서 위험도 감소했을뿐 위험이 없어진 것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SMR의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원자로입니다. 아직 2020년대 말에 가서야 첫 실증로가 가동될 전망입니다. SMR은 기존 원전 대비 위험도를 100분의 1이하 보다도 더 낮추어 수요지 인근에서도 설치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위험도가 절대적으로 0은 아니지만 안심할 정도가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어떤 병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1/100이었는데 예방접종을 하면 1억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합시다. 그러면 사망확률이 0은 아니지만 100명에 1명 죽는 데서 1억 명에 1명 죽는 꼴로 바뀌었으니 예방접종을 하면 그 병에 걸려 죽을 걱정을 안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겁니다. 위험이 절대 없는 것은 세상에 거의 없다는 점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구나 시제품을 당진에 설치하겠다는 주장인데, 자동차도 초기 모델은 결함이 많더군요.
시제품을 당진에 설치한다는 말 전혀 한 적이 없습니다. 없던 말을 만들어 논박하시려면 안됩니다.
[추가질의1] SMR은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 것이며 핵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까?
2번 답변에서 말씀드렸듯이 앞으로 개발될 그 어떤 SMR이라도 위험이 완전히 제거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제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방접종 예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MR에서도 사용후핵연료는 나옵니다.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기술로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핵변환 같은 더 고등기술을 적용해서 더 경제적으로 처분할 수도 있습니다.
- 수요지 인근 설치 목표로 개발한다는데, 석탄화력 지역에 설치하면 된다는 주장은 결국 ‘학술적이지도 않은’ 주장이군요.
석탄화력 대체는 SMR 이용의 한 예입니다. 초고온가스형 같은 SMR은 고온열의 수요지인 제철공장이나 화학공장 인근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지역 난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개발 목적에 부합하려면 한강 주변에 다수를 설치하여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학자의 양심일 듯 합니다. 수요지 주변에서 생산하는 것이 상식이고 공정 아닐까요? 장거리 송전에 따른 전력손실도 줄일 수 있으니 경제적이기도 할 겁니다.
지역마다 토지의 용도가 다릅니다. 평야 지역의 땅은 농사에, 도회 지역의 땅은 상업에, 공단 지역의 땅은 공장에, 산간 지역의 땅은 축산업에 이용됩니다. 강남 사람들이 소고기 수요가 많다고 목장을 강남에 짓지는 않지요. 대형 원전이나 SMR이나 그보다 작은 MMR (Micro Modular Reactor) 각각 다른 용도의 부지에 건설하게 됩니다. MMR 같은 경우 대학 캠퍼스에 지을 수도 있고 (실제로 일리노이 대학에서 추진 중) SMR은 집단 시설 에너지원으로 지을 수도 있습니다. 전기는 사실 송전망을 이용하여 큰 손실없이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지 바로 옆에 발전소를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LNG 복합 화력이 도시안에 있는 것은 전기 공급 때문이 아니라 난방공급을 위해서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SMR을 수요에 따라 적지에 지으면 됩니다.
[추가질의2] SMR을 한강변에 다수 설치하자는 학술적 주장을 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미래에는 당연히 한강변에 지을 수 있는 만큼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SMR이 실현될 수 도 있습니다. 그렇게 획기적으로 안전성이 향상된 SMR은 복합화력 LNG 발전소 부지에도 지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주장을 요즈음 제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규모 전력망을 갖춘 우리나라는 대략 2040년 까지는 우선적으로 대형 원전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SMR을 개발하는 1차적 목적은 전력망이 소규모로 고립된 도서국가(예 인도네시아나 필리핀)나 대면적국가(예 사우디아라비아)등에 수출하기 위한 겁니다. 그러다가 정말로 2040년 경 쯤 탄소중립 적극 추진에 따른 전력사용 증가로 무탄소 전력원으로서 원자력 수요가 증대될 경우 제가 예를 든대로 화력발전 대체용으로 국내 SMR 건설을 추진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때 쯤 되면 다양한 SMR의 성능과 안전성의 입증이 대체로 되어 있을 때 것입니다.
3) 석탄화력 지역에 SMR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귀하의 주장이 아니고 빌게이츠의 주장이라는 언급 관련
- 귀하의 사회적 위치에서 사업가인 빌게이츠의 언급을 인용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는 본인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제 말씀은 제가 처음 주장한 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빌 게이츠가 이미 내세운 방식을 제가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 할 수 있다.“ ”... 하면 된다“고 가능성을 설명한 것입니다.
- 지나친 환경적 희생을 강요당한 석탄화력 지역에 석탄화력 대체용으로 SMR을 설치하자는 주장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한 학자의 무책임한 본분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설치장소 선정은 정치의 영역이 아닐까요?) 필자는 화학을 전공했습니다만 과학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배웠는데 공학자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임 선생님은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오해하고 계셔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다. 석탄화력은 가동 중에 바로 대기 중으로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를 내뿜지만 원전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없는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원전 지역 주민들에게 알아보시면 방사능 피해는 걱정 별로 안하고 살아간다는 것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30~40년 동안 그 지역에서 아무 탈 없이 살아가시는 분들 많습니다. 만약에 20년 쯤 뒤 정말로 SMR을 석탄화력 대체용으로 건설을 추진한다면 응당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구한 후 추진해야 됩니다. 그때 지역 주민들이 SMR의 청정성과 안전성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환영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권 무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저비용 청정에너지를 안전하게 공급하는 원자력 공학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 당진을 언급한 것은 불찰이라고 해명했는데 필자에게 이메일 해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당진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합니다. 또한 충남 도민과 경남 도민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당진을 언급한 점에 대한 사과를 포함하는 정식 해명문을 작성해 저희 원자력정책센터 게시판에 공지하고 임 선생님께도 보내 드릴테니 우려하시는 분들과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질의3] 충남도민과 경남도민에게는 어떻게 어떤 논리로 해명할 겁니까?
충남도민과 경남도민에게 제가 해명할 이유가 있나요? 저는 당진을 언급해 당진 지역 주민들게 불필요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사과하고 경위를 해명하겠습니다.
4) 필자가 반핵인사들의 과도한 원전 공포 조장에 영향을 받았다는 언급 관련
- 원전의 공포스런 위험을 강조하는 주장도 있고, 원전의 안전성을 맹신하는 주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필자는 필자의 과학 지식과 전세계 사고사례, 독일 등 핵발전 선진국들의 탈핵 추진 흐름을 보며 반핵인사들의 주장에 더 동의합니다. 기본적으로 위험에 대한 대비는 좀 과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비행기를 타다가도 사망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타다가도 크게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위험 가능성을 잘 알고 대비를 하며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다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에 불과합니다. 현실은 경제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원자력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노력했다는데,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심층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기 바랍니다. 토론을 보고 판단에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당진에서 저를 불러 주신다면 기꺼이 가서 원자력에 대한 오해를 풀어 드리겠습니다. 자리를 만들어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핵폐기물 처리 문제 관련(※자료의 스웨덴이 처분장 건설 중(?) : 확인요망)
- 현재 핀란드만이 처리장을 건설하고 있고, 스웨덴은 최근에야 건설 승인이 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만년 이상 지진 등의 재난으로부터의 안전성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겁니다.
스웨덴은 최근에 정부 승인이 난 게 맞습니다. 이제 곧 공사가 진행될 것이기에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처분장이 건설이 되고 있다고 했지만 엄밀하게는 구분하는 게 맞습니다.
원자구조와 방사성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필자의 상식으로는 자연을 건드려(天然 우라늄의 원자핵분열 반응을 일으켜) 이익을 취한 인류가 감당해야 하는 업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임선생님께서 원자력에 대해 충분히 알고 계시지 못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와 반대로 원자력은 현대 물리학은 총아이고 인류복지 증진을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근한 예로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총전력의 1/3을 원자력이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습니다. 원자력이 우리나라가 이만큼 경제성장을 이루고 국민들의 복리증진을 이루는데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그동안 원전 사고 한 사람도 사망하지 않았습니다.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귀하의 답변은 저의 걱정해소에 전혀 도움이 안된 것 같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요. 계속 물어 봐 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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