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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일요서울 게제일 : 2019-12-20 저자 : 박찬오 책임연구원

[탈원전 릴레이팩트체크] 후쿠시마 삼중수소 오염수 방류 괜찮은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 중인 방사능 오염수 특히 삼중수소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계획에 방사선 불안과 함께 묻지 마 반대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선정적 가설과 주장이 감성적으로 여론화되어 이것이 정부를 압박하기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발생 과정을 살펴보자. 오염수 발생은 원전 내부로 들어온 지하수가 높은 방사능을 띠고 있는 핵연료 용융물과 접촉함으로써 생긴다. 용융물의 일부 방사성 핵종들이 물에 녹거나 반응하여 물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염된 유입 지하수는 정화시설로 보내 이들 방사능 핵종들을 걸러낸 다음 원전 부지에 설치된 저장탱크로 보내 보관하고 있다.

2019년 6월 30일 기준으로 114만 톤의 오염수가 쌓여 있고 지금도 매일 150톤 정도 발생한다. 내년이면 저장 탱크가 모두 차고 확장하기도 곤란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를 검토하고 있다. 오염수 안에 들어 있는 방사성 핵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세슘-137(Cs-137)과 삼중수소(T)이다.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동 중인 ALPS라는 정화설비가 세슘이나 스트론튬과 같은 이온이나 입자성 방사성 물질은 잘 걸러내지만 물 분자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류 대상 오염수에 삼중수소가 얼마나 있고 이것이 방류될 때 우리나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삼중수소는 희귀 핵종으로 우주방사선과 지구 대기의 질소와 반응하여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과 60년대 초반까지 진행된 핵실험이나 원전사고와 같이 인공적으로 방출된 것이 합쳐져 자연에 존재한다. 세계 전체의 삼중수소 양은 2007년 기준으로 약 43.5kg이고 방사능 단위로는 1.5x1019 베크렐 (1베크렐은 1초에 한 번 방사성 붕괴가 일어남을 나타내는 단위)정도이다.

대부분 삼중수소수(HTO) 형태로 존재하며 일반 물(H2O)과 섞여 자연 생태계를 순환한다. 현재의 빗 물속 삼중수소 방사능 농도는 리터 당 1 베크렐 수준이지만 핵실험이 많았던 60년대 초에는 470 베크렐까지 오른 적이 있다. 삼중수소는 약한 에너지의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방사능 핵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적다. 세슘-137의 0.1%이고 칼륨-40의 0.3% 정도이다.

토쿄전력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양은 860조 베크렐로 추정된다. 12.3 년인 삼중수소의 반감기를 고려하면 이 방사능은 약 0.8 몰의 삼중수소에서 나오는 양이다. 삼중수소는 1 몰이 3 g 이므로 오염수 내에 있는 삼중수소의 질량은 약 2.4 g 이다. 이는 세계 총 삼중수소 양의 0.006 퍼센트에 불과 하지만 리터 당 방사능 농도가 75만 베크렐로 일본의 배출 규제기준인 6만 베크렐을 크게 상회한다.

일본 정부는 이 삼중수소 오염수를 희석시켜 자국 규제기준 이하로 만들어 바다에 방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과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그리 불합리한 방안이 아니다. 왜냐하면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출된 오염수는 우선 북동쪽으로 흐르는 북태평양해류를 따라가며 급속히 희석될 것이고, 이 해류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려면 수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오염수 중 아주 일부가 태평양을 크게 돌지 않고 일본 근해 조류를 타고 대한해협을 거쳐 우리 해역으로 빠르게 진출할 수도 있다.

이것의 영향은 후쿠시마 사고 초기 바다로 대량 유출된 방사능이 우리 해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원자력 안전기술원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 바다 22개 지점에서 분기별로 측정한 방사성 세슘 측정 결과에 따르면 방사능 농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류를 하더라도 우리 해역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실질적으로는 없다. 후쿠시마 방사능 논란에 대해 사실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다.

박찬오 책임연구원(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ilyo@ilyoseoul.co.kr


원문보기: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6157#lin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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