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 LOGIN l JOIN l SITEMAP

원자력과 관련된 객관적 실상의 전달 시의성 있고 사실에 입각한 원자력 관련 뉴스를 알리고
센터의 활동 내용을 전달하겠습니다
> 뉴스와 공지 > SNEPC 소식 > 기고문
기고문

매체 : 한국일보 게제일 : 2026-10-08 저자 :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아침을 열며] 원전 공론화, 놓쳐서는 안 될 역사적 사실들
70년 전인 1956년 가을 서울에서는 '평화를 위한 원자력 전시회'가 열렸다. 부산, 대구 등 전국 5개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된 이 전시회는 서울에서만 75만 명, 전국 총관람객이 104만 명에 이를 만큼 문전성시를 이뤘다. 6·25 전쟁 휴전 후 불과 3년밖에 안 된 저개발 신생국에서 원자력에 대한 뜨거운 국민적 관심은 이례적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3년 12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Atoms for Peace(평화를 위한 원자력)' 유엔 연설에서 비롯된 미국 주도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세계화 정책'에 적극 호응했다. 대한민국 원자력의 기틀을 세운 단초였다. 첫 조치로 1955년 6월 한미원자력협정을 추진했고, 8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원자력평화이용회의에 박철재 박사(후에 초대 원자력연구소장 역임)를 비롯한 3인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1956년 3월에는 문교부에 원자력과를 설치했고 5월에는 윤세원 초대 원자력과장을 주축으로 한 1차 원자력연수단을 미국에 파견했다. 이어 7월에 시슬러 박사 면담 후 원자력 발전 제안을 수용했고, 9월에는 덕수궁에서 열린 원자력전시회 치사와 참관을 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숨 가쁜 원전 육성 일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1957년 8월 출범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했고, 10월 총회에서는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1958년 3월에는 원자력법이 공포되고, 1959년 1월에는 장관급 정부 부처인 원자력원이 설립됐다. 그해 2월과 3월에는 서울 공릉동의 서울대 공대 부지에 원자력연구소와 원자력공학과가 각각 창립됐다. 당시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1회 입학생 선발에 경기고, 경남고 등 전국 명문고 수석 졸업생 등 수재들이 대거 지원해 경쟁률이 27대 1에 이르렀다. 전국에서 몰려든 인재들은 1956년 가을에 진행된 원자력전시회에서 감명을 받았던 것 같다.

1950년대 원자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미국의 적극적 원자력 권유 정책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1950년 5월, 6·25 전쟁 발발 한 달 전에 '백만인의 원자학'이라는 책이 선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물리학 박사인 조응천 박사가 번역한 책이다. 우리나라 세 번째 물리학 박사인 박철재 박사는 1954년 4월 5일 자 조선일보에 '원자와 원자력'이란 칼럼을 썼다. 또 1955년 새벽이라는 잡지에 실린 대담록에서 사장인 주요한 시인과 대화를 통해 '한국 원자력의 장래'를 희망차게 내다봤다.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과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가 경쟁력과 신인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원자력은 1978년 이래 우리나라 총 전력 3분의 1을 초저비용으로 공급해 경제발전과 복리증진에 기여해 왔다. 1950년대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유능한 선각자들의 혜안과 열정, 책임감과 노력을 후대들이 잘 계승해 온 덕택이다.

지난 48년 동안 원전 가동으로 인한 치사자는 한국에선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원전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생생한 데이터다. 원전의 효익과 안전성에 대한 역사적 사실 하나하나가 지난 2일 시작된 원전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원자력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출처 : 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

# 원문보기와 댓글을 다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원문기사 보기


주소 : 08826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36동 411호 / TEL: 02-880-7231
COPYRIGHTⓒ 2026 SNEPC All Rights Reserved.
본 홈페이지에서는 이메일 주소가 자동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하여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