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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자유일보 게제일 : 2025-08-20 저자 : 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自由칼럼] 한수원, 美 웨스팅하우스와의 비공개 합의 파장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해 말 스웨덴 원전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해 2월엔 슬로베니아, 3월엔 네덜란드에서 퇴각해 추가 원자력 수출을 기대했던 국민을 실망시켰다.

스웨덴은 원전 10기 추가 건설을 준비 중이며 우리가 제공한 체코 모델로 기획하고 있었기에 우리에게는 아주 유리한 시장이 될 수 있었다. 슬로베니아는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의 대형 원전 건설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한수원이 입찰에 불참함에 따라 프랑스 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네덜란드 경우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인데, 한수원은 1차 기술 타당성 조사에 참여했지만 2차 기술 타당성 조사를 철회했다. 폴란드도 민간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었지만 국가 차원에서 이미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을 맺었다.

한수원은 유럽의 경우 체코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에 집중하며 대형 원전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장 규모나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럽은 다른 시장과 비교 불가다. 현재 유럽에서 건설 계획 중인 원전은 16기이며 기획 중인 원전은 65기에 이른다. SMR은 우리가 후발주자이고 아직 실증 전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다.

유럽 시장 철수는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비공개 합의에 바탕을 두었다고 추측된다. 웨스팅하우스와 합의가 이루어진 후 갑자기 전략을 바꿔 체코에만 집중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50년 족쇄가 채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웨스팅하우스는 제조 및 시공 능력이 없어 국내 제조업체나 EPC(대형 건설 프로젝트 등에서 설계·자재 조달·시공을 통합 수행하는 원스톱 서비스업체)와의 협력은 가능할 것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2022년에 체결된 전략적 협약을 바탕으로,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AP1000 기반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불가리아·슬로베니아·핀란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설계·타당성 조사·초기 실행 단계에서 협력이 진행 중이며, 차후 EPC 본공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경우는 대형 원전 기기 제작의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당분간의 협력은 필수다.

원전 사업 EPC는 리스크-금액 비중에서 가장 레버리지(leverage)가 높은 요소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은 이미 건설이 완료되어 6기(중국 4기, 미국 2기)가 가동되고 있기에 설계 리스크는 없다. 그런데 EPC는 나라마다, 장소마다 상황이 달라지기에 리스크가 높다. 결국 한국은 웨스팅하우스 AP1000의 최종 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는 꼴이다. 이왕에 리스크를 걸머져야 한다면 우리 원전 설계로 진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전 수출 프로젝트당 약 2200억 원의 IP 사용료 지급과 약 1조1700억 원의 일감 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APR1400은 원래 한국이 독자 개발해 수출을 추진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 기반을 인정함에 따라 한국 기술의 자산성이 약화되고 말았다. 대형 원전 경쟁력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결국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 실패로 판단된다. 협상에서 왜 실패했나? 시간이 촉박했다는 등의 말은 핑계다. 과거 여러 번 시도됐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과 UAE 원전 수출 경험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원천 기술 확보 계약이나 UAE 원전 협상팀에서 실전을 쌓았던 고위 전문가들에게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원자력 전문가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는 의미다.

유럽 추가 진출이라는 귀중한 기회가 무산됐다. 원자력 수출에 족쇄가 채워졌다. 당연히 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 누군가를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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