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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자유일보 게제일 : 2024-06-19 저자 : 박상덕 수석

방사선은 생명의 친구
원자력 시민단체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에서 저선량 방사선의 무해성과 유익성을 주장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책의 가제가 ‘방사선은 생명의 친구’이다.

진화론적 시각에서 보면 물질의 생성부터 방사능이 관여했고, 생명이 만들어진 후 모든 생명은 방사선 바다에서 방사선 자극을 받으며 살아왔다. 연구에 의하면 저준위 방사선은 세포를 자극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선량 방사선은 생명의 친구임이 틀림없다.

방사선에 대한 두려움이 원자력 발전의 수용성을 저해한다. 방사선은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탈핵 세력이 원자력발전소를 원자폭탄과 같다고 거짓 선동하기에 일반인들의 두려움은 가중된다.

원자력발전소는 저농축 핵물질을 사용하기에 고농축 핵물질을 사용하는 원자폭탄처럼 폭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원전 중대 사고도 화재 폭발이나 수소 폭발이었다. 당연히 중대 사고가 발생한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일반인은 과다 피폭도 사망자도 없었다. 유일하게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는 체르노빌의 43명인데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작업자와 소방관이었다.

원폭의 영향은 어떠한가? 미국과 일본이 1975년 설립한 방사선영향연구소에서는 일본 원폭 관련 9만4000명의 피폭자와 2만7000명의 비피폭자 등 총 12만 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환자 장기 추적조사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이 연구의 대표적 성과는 피폭된 부모의 자녀에서 기형·사산·저체중 등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과, 피폭 생존자들의 암 발생률이 일본 평균보다 오히려 낮고 더 장수 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1951년부터 네바다주의 사막 핵실험장에서 총 928회(지상 100회, 지하 828회)에 달하는 핵실험을 수행했다. 핵실험장에 인접한 유타주 워싱턴 카운티와 허리케인 카운티 등의 노출량은 연평균 기준치의 20배가 넘었으며 1951-1958 핵실험 기간에는 40배였다. 그러나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이 지역의 암 발생률은 미국에서 가장 낮다. 1950년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이것은 저선량 방사선으로 인한 피폭이 암 발생을 유발하고 수명을 단축한다는 주장에 대한 확실한 반례(反例 ) 중의 하나이다.

위의 반례는 현재 방사선 관리 기준치가 현저하게 낮다는 의미다. 낮게 유지되는 이유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관리기준 100배 이하에도 선형무역치(Linear No Threshold:아무리 적은 선량의 방사선이라도 피폭될 경우 피폭선량에 비례해 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 적용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기준을 높이면 이익이 줄어드는 집단이 변경 개정을 반대한다. 인류 복지를 확대하는 기회를 막고 있다.

최근에 자기들 이익을 지키려는 집단에서 스스로의 주장이 옳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바로 국제원자력종사자 역학연구(INWORKS)이다. 그런데 이 연구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제주대 안도현 교수는 연구방법론의 기본, 두 가지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먼저 양측검정 상황에서 단측검정을 했다. 방사선 피폭의 영향에는 긍정효과와 부정효과에 대한 논리가 모두 제시됐기 때문에 양측검정이 필수적이다. 공교롭게도 단측검정을 해 가까스로 유의수준을 넘겼다. (이런 걸 p해킹이라고 한다.)

둘째, 차이를 비교하지 않았다. 피폭 집단 내에서 피폭량과 암 사망 사이의 관계만 분석했지, 비피폭 집단과 피폭 집단 사이의 암 사망 차이는 분석하지 않았다. 논문에 제시된 값을 토대로 계산해 보면, 비피폭 집단이 피폭집단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

INWORKS 연구자들이 실력을 인정받는 집단임을 고려한다면, 실수라기보다 선형무역치 유지에 불리하기 때문에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의심할 만하다. 이익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방사선은 생명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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