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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아시아타임즈 게제일 : 2024-04-02 저자 : 박상덕 수석

월성1호기 삼중수소 조사 회고
월성1호기 삼중수소 조사단 및 현안소통협의회 활동이 마무리됐다. 지난 2021년 3월에 활동을 시작해 지난해 12월에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조사단원의 3년 가까운 수고로 주민에게 아무런 피폭이 없었음을 확인했다.



다만 이 활동은 여러 가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그 문제점들을 정리해 본다.


첫째 이슈 자체가 언론의 왜곡으로부터 출발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2019년 4월 월성3호기 터빈갤러리 맨홀에서 71.3만 베크렐/리터의 삼중수소가 발견됐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보고한 후 액체폐기물처리계통으로 이송해 안전하게 처리했다. 규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처리했던 사안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소외 배출기준 농도와 잘못 비교해 마치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확대 왜곡했고 큰 문제가 있다고 선동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둘째 특별 조직을 만들어 활동할 필요도 없었던 사안이다. 혹여 조사가 필요했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이용하면서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은 외부 자문을 받아 조사하면 될 일이었다. 그 당시 경제성 조작에 의한 월성1호기 불법 폐쇄 관련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때였음을 상기한다면 폐쇄를 정당화하려는 세력이 특별 조사단을 만들도록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나 의심해 볼 수 있다. 앞으로 탈원전 단체가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조사단을 만들어 대응할 것인가? 원안위 내부 기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항을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들이며 조사 및 평가할 이유는 없다.



셋째 조사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중간 결과를 대외에 발표하도록 강요됐다. 대외에 발표할 만한 내용이 없는 단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원안 위원장, 조사단장, 협의회 의장이 대외에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위원들에게 통보했다. 자율을 보장하기로 했던 약속은 사라졌다. 그 결과 어설픈 내용이 발표될 수 밖에 없었고 논란을 키우기만 했다.



넷째 탈핵 세력의 비도덕성이 드러났다. 어떤 조사든 그 내용이 비공식적으로 외부에 누설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도 위원들이 조사 내용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진행됐다. 그런데 불미스럽게도 두번이나 조사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언론에 보도됐다. 명확한 조사가 없었기에 누설자가 누구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탈핵 세력으로부터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출 결과가 묘하게도 모두 원전 반대 기조의 언론에 보도됐고 그 결과 탈핵 측에 있던 두 위원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다섯째 조사 내용 유출 문제 해결 시에도 부끄러운 점이 많았다. 투명하게 조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 사실 조사는 경찰이나 검찰 등의 외부 조직에 의뢰하면 되는 단순한 일인데 조사 여부를 당사자인 위원들의 다수결로 결정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더구나 다수결 투표 전에 협의회 의장이 조사가 시작되면 모든 사람이 개인 사생활 정보까지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정보까지 공개된다고 하니 조사에 반대하는 위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범죄 수사 여부를 당사자들에게 물어 결정하는 일이 우리나라 다른 조직에는 있었을까? 이런 면에서 조사단과 협의회의 운영수준이 낙제점이었다.



월성1호기 차수막과 고체폐기물저장탱크의 문제점이 밝혀져 보수하게 된 것과 공기 중 삼중수 소가 고인 물에 전이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조사단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다. 충분한 지원이 없었지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준 조사단에 감사한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결과는 특별 조직 없이도 원자력안전위원회 권한 내에서 원자력안전기술 원 조직 및 외부 자문을 이용해 조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차후 유사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 또 어리석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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