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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에너지경제 게제일 : 2023-05-21 저자 : 노동석위원

원자력 표퓰리즘 그만
원자력 표퓰리즘.오타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포퓰리즘 정책에 원자력을 이용한다는 의미를 담아 투표와 포퓰리즘을 합성해서 만들어 본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이후 공공요금 동결과 현금 살포 정책을 추진했고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돈도 마구 찍어냈다. 부작용으로 나타난 살인적인 물가에 다급해진 정부는 기준금리를 100% 가까이 끌어 올리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결과다.

이른바 ‘페론주의’로 불리는 중남미의 포퓰리즘은 유명하다.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줘라’는 슬로건 아래 무상복지를 확대하고 임금은 대폭 인상한다. 석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이다.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고유가로 벌어들인 오일머니로 의료 등 무상정책을 대대적으로 폈다. 2008년 유가급락에도 무상정책을 유지했고 그 결과로 대통령을 네 번이나 연임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표퓰리즘이다. 무상정책은 차베스 후에도 계승되었는데 그 결과 경제는 급격히 나빠졌고 지금도 엉망이다. 2018년에는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진이 외신에 올라왔다.

현금살포 정책은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 money illusion)는 있겠지만, 지나치면 재정이 파탄 나고 경제는 망가진다. 적어도 정치인에게 현금살포 정책은 매력적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재난생계지원’ 명목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했다. 바로 이어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3분의 2인 180석을 얻었다. 대법원은 지원금 지급이 금권선거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코로나 지원금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민주당은 야당이 된 지금도 ‘돈 뿌리기 입법’에 안달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은 에너지분야에서 대표적인 표퓰리즘 정책이다. 2017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여야 일부 대선 후보들 ‘원전을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회를 위한 대선후보 공동정책’을 발표했다. 이들은 당시에 아마도 사실여부와 관계 없이 탈 원전이 득표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당시 기자회견문에서 "값싸고 깨끗한 에너지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비싸고 위험하다. 천문학적인 해체비용과 수십만년이 넘는 반감기로 후손들의 삶까지 위협하는 원전은 새로운 대한민국과 병행할 수 없는 청산목록 중 하나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탈원전 공약은 충실하게 이행됐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은 취소됐고 계속 운전 중이던 월성1호기는 조기폐쇄됐다. 그 자리는 비싼 태양광 발전이 채웠다. 그렇게 하고는 원자력이 싸지 않다고 한 말이 거짓이 될 것 같으니 올리지 않았다. 오늘날의 한전 적자와 전기요금 인상요인의 상당 부분은 탈 원전 탓이라고 알려진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들은 공천 룰을 논의하는 등 선거체제에 들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 인상폭과 내년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재다가 몇 일전 이도저도 아닌 8원/kWh을 올렸다. 한전 적자 보전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상폭이다. 어차피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인데도 자꾸 뒤로 미룬다. 표 계산만 하다 보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이어진다. 지난 1월 여당 대표는 부산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원전 부지 내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영구화될 수도 있어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당 대표가 되면 막을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계는 경악했고 탈 원전 세력은 환영했다. 건식저장이 안되면 원전은 수조가 차는 2030년께 가동을 멈춰야 한다. 그는 며칠 전 여당의원이 주최한 원자력안전교부세 국회토론회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이다. 당대표로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이거 빨리해야 됩니다"라고 하는 등 지역구와 관련된 인기영합적인 발언에 열중했다. 탈 원전 폐기를 공약하고 출범 1년이 지난 정부와 국정을 함께 책임져야 할 여당대표는 어디있나? 모든 에너지원이 다 그렇지만 원자력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정치인들은 원전 운영사가 공기업이라고 원자력 발전을 표퓰리즘 수단으로 더 이상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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