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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자유일보 게제일 : 2023-03-29 저자 : 박상덕 수석

과학을 정치로 물들이는 이재명…유통되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은 안전하다
3월 27일 이재명 대표는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불가를 재천명하라고 주장했다. 수입 여부는 과학의 영역이지 정치의 영역이 아님을 모르는 말이다. 후쿠시마 방류수를 반일 이슈로 만들어 사법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정치적으로 넓혀 보려는 의도이다.

이 대표는 정치 상황에 따라 과거에도 원자력 관련 발언을 바꿔 왔다. 경기도 도지사 시절 ‘탈원전은 가야 할 길이고 후쿠시마 방류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대선이 가까워지자 ‘탈원전이 아니고 감원전이며 소형모듈원전은 개발해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원자력산업 종사자의 표를 얻기 위한 수작이었으나 대선에서 패배했다. 그 후 당 대표가 되어서는 소형모듈원전 개발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민주당을 방치했다. 탈원전을 다시 띄운 것이다.

이렇게 정치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꾼다는 것은 정치철학이 없다는 의미다. 이번에도 교묘하게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과학에 기반한 정치를 하도록 충고해 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다시 한번 후쿠시마 수산물 관련해 국민의 건강을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 과학적 사실을 알려 이 대표가 깨닫는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를 비롯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세슘의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17개 핵종 검사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일본이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했고 다행스럽게 우리가 최종 승리했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이 승리가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위험하기에 내려진 결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위험성을 판정한 재판이 아니었다. 한국이 별도 기준으로 모든 지역에서 들어오는 농수산물을 차별 없이 검사한다는 것이 인정되었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해역의 어로를 금지하고 있다. 2011년부터 출하 농수산 식품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실시해 기준치를 넘을 경우 폐기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후쿠시마 인근에서의 농림수산물 제한치 초과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2011년 초기에는 제한치 초과 비율이 높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식품이 제한치를 넘지 않는다. 다만 오염이 제거되지 않은 산지에서의 버섯, 산나물이나 인근 민물고기는 아직 제한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있다.

바닷물고기는 움직여 다니기에 안전 여부를 믿을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바닷물고기는 움직여 다니는 회유로가 있다. 우리나라 물고기는 우리나라 근처에서 회유하며 일본 물고기는 일본 근처에서 회유한다. 후쿠시마는 북에서 한류가 내려오고 남에서 난류가 올라가 만나는 지점이다. 두 해류는 합쳐진 후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우리나라 반대 방향인 태평양으로 나간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는 쿠로시오 해류 및 북태평양 해류를 따라 태평양 동쪽으로 이동함을 보여주고 있다. 5년 후 미국 서해안에 도달할 때는 0.2mBq/L로 희석되고 7년 후에는 더 낮아져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물고기는 어떨까?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고기는 주로 후쿠시마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일본 남부에서 양식되기에 안전하다. 후쿠시마에는 양식장조차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재 유통되는 수산물은 안전하다. 앞으로 추가 수입 개방 여부는 정치가 결정할 영역이 아니고 과학이 결정할 영역이다. 이러한 과학적 해결 방향이 아니라, 위험하다고만 선동하는 행위는 반지성적이다. 멈추어야 한다. 언제까지 반이성적이며 비과학적인 선동으로 국민을 속일 것인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스스로 선동의 탈을 벗고 국민의 민생 해결과 복리를 위해 달려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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