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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한국원자력학회 게제일 : 2022-12-27 저자 : 박석빈 위원

원자력에 대한 소고
우리나라에서 요즈음 같이 원자력에 대한 찬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논의의 핵심은 아래 질의와 같은 원자력의 필요성에 대한 찬반이라고 생각됩니다;

1) 원자력은 경제성이 있는 것인가?
2) 원자력 기술은 안전한가?
3) 원자력이 없다고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찬반 양측이 사실은 이리 저러하다고 주장들을 하고 있지만, 사실을 규명하는 자리인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자리인지 불분명합니다. 그런데, 관전자들은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누가 이기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따라서 이런 복잡한 상황에 부닥친 원자력에 대해 완벽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도 과거의 역사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책무를 분명하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인류 역사는 불의 사용을 통해 다른 동물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기술의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불이라는 외부에너지를 사용하는 인간은 폭발이라는 현상을 몰랐을 때 큰 피해를 보았지만, 폭발에 대한 탐구를 통해 폭발이라는 현상이 급격한 화학반응임을 이해하여 이 화학반응의 정밀한 제어를 통해 폭발에너지를 정교하게 활용하도록 하였으며, 결국 이 엄청난 불에 대비하여 인간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찬반의 최종 결론은 아무리 위험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불의 사용이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관련된 선택에 불의 활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과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꿈과 같은 얘기인 TV, 스마트폰, 우주왕복선과 화성의 유인화 사업 등의 기술 발전이 지금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는 과학이라는 멋진 사실 규명 도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언하자면, 뉴턴의 운동 법칙의 이해로 기계 문명이 만개하게 되었고, 맥스웰의 전자기 공식을 따르는 기술의 발전은 전기 에너지의 활용을 극대화했습니다. 이렇게 인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 과학이라는 사실 확인 도구는 무얼 말하는 것일까요? 가설에 입각한 모형을 수립하여 예측한 후, 실험을 통해 예측한 추정치를 비교하여 동일할 경우에 가설과 모형을 사실로 인정하는 방식이 바로 과학적 방법이라고 합니다. 뉴턴의 운동 법칙과 맥스웰의 전자기 공식은 이런 과학적 방법으로 사실로 인정된 법칙입니다. 한 때, 이런 과학적 방법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매우 컸던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만 현재는 과학이란 도구에 대해 모두 사실 확인에의 적합한 방법이라고 수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된 과학 법칙에 추가하여 현대 물리의 꽃이라고 하는 양자역학이 있습니다. 바로 이 양자역학이라는 법칙이 사실로 인정됨에 따라, 과학 기술에 의해 제안된 에너지 형태가 원자력입니다. 즉, 과학을 부정하지 않는 한, 원자력은 인정되어야 하는 에너지입니다. 양자역학의 한 산물인 전자 공학과 이에 따르는 IT 기술은 인정하면서 또 다른 산물인 원자력에 대해 수용하기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은 왠지 부자연스럽기만 합니다. 이는 사진 기술 산업 분야에서 Analog 기술이 사장될까 염려해서 Digital 기술의 도입을 주저주저했으나, Digital 사진 산업이 융성해 있는 현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는 법칙이 양자역학과 원자력입니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눈에도 안 보이고, 현미경을 통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원자라는 물질의 기본 입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 원자는 원자보다도 훨씬 작은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무거운 원자핵이 가벼운 원자핵으로 분열하게 되면 원자력이라는 엄청난 에너지사 나온다고 쉽게 이해가 되기는 어려운 설명이라는 것입니다. 즉 양자역학과 원자력은 해당 과학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힌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며, 원자력은 자원 에너지가 아닌 기술 에너지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렇게 복잡하고 전문적인 현대 과학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대 물리학의 총아라고 하는 소립자의 세계를 규명하는 모형 중에 Strip Theory가 있는데, Strip의 존재로 소립자들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현재 Strip의 존재를 실험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물학에서 줄기세포 기술이 매우 혁신적인 방식인데, 인체의 줄기세포 기술 활성화는 윤리적인 문제로 기술의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의 기적과 같은 간접적 방식에 의한 입증 방식의 도입, 즉 직접 입증의 불가 시, 해당 상황을 체계적으로 설명되는 경우 존재의 입증이 없더라도 존재를 인정하는 방식의 제안도 있지만, 현재는 사실로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해당 법칙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윤리적으로 신뢰할만한 집단이 되어야 하고 그 전문가 집단이 속한 사회가 잘되려면, 그들이 얘기하는 내용을 믿고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내용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불의 사용 역사와 최신의 기기들에 포함된 과학의 활용 역사를 이해할 때, 원자력의 사용 또한 인류가 선택해야 하는 필수적인 에너지라고 이해됩니다.

그런데도, 해당 전문가들만 이해할 수준인 기술 에너지인 원자력을 인간의 활용 가능한 에너지로 주저주저하는 이유가 무언가요? 그 이유는 인간이 원자력을 사용할 경우,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함께, 방사선의 위험을 과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멸망은 핵무기의 사용으로부터 올 수 있다고 하면서 원자력의 확대는 핵무기의 오용 위험성이 증대된다고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 인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국제 공조 체제가 현재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 체제는 강력한 물리력도 행사 가능한 공조 체제라고 합니다. 핵무기를 갖게 되더라도 이 공조 체제에 참사하게 되면 핵무기 오용의 위험은 획기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 핵무기 오용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은 기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까요? 이런 관점에서 원자력 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소(원전) 건설을 하여 현재 여러 곳에서 원전이 건설되어 운영 중입니다. 현재1) 기준 438기의 원전이 운영중이고, 56기가 건설중이며, 207기가 가동정지상태라고 합니다. 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일까요? 인류가 이해하게 된 지 백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최신의 기술 에너지이고, 에너지 효율이 매우 커 잠재적 경제성이 뛰어나며, 환경에 CO2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인 원전에서 나오는 전기는 연료의 수급 불균형 상황에 안정적 대응이 가능한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사용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기술의 확보 시엔 자원의 고갈을 우려할 필요 없는 에너지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원전의 도입을 반대하는 분들이 많은 것인가요? 이는 TMI 사고, 체르노빌 사고, 후쿠시마 사고에서 인체에 해로운 방사성 물질들이 생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TMI 사고에서는 원전 외부로 해로운 방사서 물질이 배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인체에 해로운 방사성 물질들이 다량 배출되었는데, 현재 해당 지역과 인근 유럽지역의 방사선량의 수치는 원전 내부를 제외하고 정상적인 수치라고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도 현재 체르노빌 원전 상태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은 태양과 우주에서 지속적으로 지구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단시간이 아니라 지구가 생성된 45억 년의 장시간 동안 지구는 방사선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30억 년 전 최초의 생명체가 출현한 이후 쏟아지는 방사선 속에서도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하여 현재의 지구 환경을 이룩하였다고 합니다. 즉 지구에 조사된 우주 방사선량을 견디고 살고 있다는 것이고 지구의 자연 방사선량은 생명체 생존에 해가 없다고 30억 년간 축적된 데이터가 실증해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선량 방사선량이 위해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지구의 역사가 말하고 있는 것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이랍니다.

현재 원전에서는 저선량 방사선량에 해당하는 방사선 외에는 외부로 유출하고 있지 않으며, 이렇게 규제 관리되는 곳이 원전입니다. 결국 원전의 도입을 반대하는 분들은 실제의 위험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원전의 도입을 방해해야 이익을 보는 집단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 말입니다. 즉 원전이 없더라도 인류가 생존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고 주장해야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다는 추정입니다. 이에 대한 언급을 더는 진행하지 않겠지만, 원전 찬성의 편에서는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전은 기후 협약을 준수하는 데 필수적인 CO2 미발생 에너지원입니다. 또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원 중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타 에너지원 대비 경제성 우위에 있고 대부분이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국산 에너지원입니다. 연료 교체 주기가 18개월 이상이라는 장주기와 연료의 크기가 작아 예비 연료 저장이 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에너지 안보에 매우 우수합니다.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도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가능합니다. 물론 사용후핵연료가 폐기물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며, 현재의 기술로는 미개척 에너지원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경쟁력 있고 안전하며 깨끗한 에너지원인 원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을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과거로부터 인류는 멸종의 위기를 여러 번 겪었지만, 기술의 혁신을 통해 극복해 왔다고 합니다. 인간은 이미 자기를 포함한 지구상의 전 생명체를 멸종시킬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회피할 방법도 잘 알고 있고 회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학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삶의 질을 제고하여 왔습니다. 그 과학의 산물의 하나인 원자력의 지속적 활용은 인류의 장래를 밝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 인류의 미래를 감당할만한 원자력 기술의 첨병이기에 원자력을 지속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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