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 자유일보 게제일 : 2022-09-18 저자 : 박상덕 수석

文정권이 무시한 원자력 수소 생산, 지금이 시작이다

한덕수 총리는 8월 31일 킨텍스에서 개최된 ‘H2 MEET’에서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등 수소 생산 방식을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수소 산업에서 원자력의 필수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정부의 수소 로드맵에서는 원자력을 제외시켰다. 그래서 대부분의 수소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LNG를 전량 수입하면서 흔들려 온 에너지 안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함에서 나온 실책이었다.

원자력 수소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기만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 30% 정도 효율이 높다. 태양광·풍력 등은 전기만 사용 가능하며, 간헐성 때문에 이용률이 내려가 경제성도 낮아진다. 물론 화력발전이나 가스발전에서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 발생을 해결해야만 한다.

우리가 그동안 탈원전으로 수소 생산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사이, 해외에서는 원자력 수소 생산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앞서가는 미국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동향을 살펴보겠다.

최근에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와 블룸 에너지(Bloom Energy)사가 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DOE) 지원으로 공동 추진하고 있는 SOEC(Solid Oxide Electrolyzer Cell, 고체산화물수전해) 프로젝트에서 500시간 전 출력 운전을 완료했다. 그 결과 수소 1kg을 생산하는데 37.7kWh를 사용하는 기록을 달성했다.통상 저온 수전해에서 50kWh/kg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위 사업은 ‘Hydrogen Shot’이라고 불리는 에너지국 프로젝트에서 지원받고 있다. ‘Hydrogen Shot‘은 ‘Energy Earth Shot Initiative’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10년 안에 1kg의 수소를 1달러에 생산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5달러/kg의 에너지비용을 80% 줄이는 혁신적 목표다. ‘Energy Earth Shot Initiative’는 2021년 6월 넷 제로(net zero, 탄소제로라고도 한다) 경제를 가속화하기 위해 시작한 청정에너지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다. 탄소포집저장, 태양광 등을 포함하고 있다.

DOE는 위 프로젝트 이외에도 자국의 연료전지업체인 FCE(Fuel Cell Energy)를 지원해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1A/cm2 이상의 고출력 SOEC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현재 150셀을 적층하여 15.6kW급 스택을 개발 및 검증했으며 최종적으로 350셀을 적층해서 36kW급 스택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FCE는 2020년부터 원자력발전소 고온 증기의 열을 이용하는 수소 제조 과제에 참여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시스템 전기효율 90%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는 이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100MW급 SOEC 시스템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GW급 SOEC 시스템을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DOE는 지금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9월 1일 원자력 연계 고온 수전해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산업단지에 사용하는 고온 열을 원전에서 인출하는 인프라를 개발하거나 원자력 수소까지 직접 생산하는 과제다. 이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열출력 20-300 MWt를 인출하고 분배하며 제어하는 기술의 마지막 단계를 위한 시도다.

더구나 미국은 법적 뒷받침을 확고하게 하려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수소·원자력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포함시켰다. 미국이 수소 시대에도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원자력 고온 수전해 기술은 경쟁국 모두 출발선에 있다. 원자력 강국으로서 수소 선점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우리나라만의 전략 개발과 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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