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 건설 빠르고 쉽게” 원자력 발전법 초당적 지지로 통과
민주 “탈탄소” 공화는 “일자리 증가”
‘테라파워’ 등 차세대 원전 속도낼 듯미국 상원에서 원자력발전소를 더 쉽고,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촉진하는 이른바 ‘원자력 발전법(Atomic Energy Advancement Act)’이 초당적 지지로 통과했다. 최근 미국 원전 기술이 중국에 뒤처졌단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으로, 현지에선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가장 중요한 청정에너지 입법”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18일 상원 표결에서 ‘청정에너지를 위한 다목적 첨단 원자력발전 가속’ 법안이 재석 의원 90명 중 88명의 찬성으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 등 2명만 반대표를 던졌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원자력 발전법은 올 2월 하원에서 가결돼 상원에 올라왔다. 이미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만 서명하면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원자력 발전법의 핵심은 SMR 등과 관련된 기술의 허가 비용이나 기간 및 절차 등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대형 원전 100분의 1 규모인 SMR은 건설비가 저렴하며 방사성 폐기물의 양도 적다. 법안은 규제 당국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원자력 에너지 기술의 혜택을 불필요하게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해 산업 촉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현재 94기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로를 보유했지만, 새로 건설 중인 원전은 없다. 천문학적 비용과 복잡한 허가 요건 탓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 대형 원전 보글 3, 4호기는 공사가 10년 넘게 지연되며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었다. 이에 미 최대 SMR 설계 업체인 뉴스케일파워는 첫 상업용 SMR 건설 계획을 지난해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자력이 청정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집권 민주당은 탈(脫)탄소 발전의 핵심으로, 야당 공화당은 안정적 전력 공급과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여기며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다. 여기엔 현재 신규 원자로 27기를 건설 중인 중국 원전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도 한몫했다. 미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은 17일 “미국은 첨단 원전 분야에서 중국에 15년 뒤처졌다”고 진단했다.
원자력 발전법이 시행되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에너지기업 테라파워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라파워는 10일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첫 상업용 SMR 건설에 착공했다. 다만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곧바로 원전 르네상스가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력망의 노후 탓에 실제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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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국제부 홍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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