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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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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바로 알기]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는 안전한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15 16:19

제럴딘 토마스(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외과 및 암 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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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딘 토마스(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외과 및 암 의학부 교수)


지난해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일 원전에 저장되어 있는 처리수를 해양 방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 안팎에서 해양 방류가 안전한 방안인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러한 우려가 과연 타당한지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따지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많은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 방안은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와 달리 안전하다. 필자는 이 기고를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설명 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가 마시는 음용수와 바닷물에도 기본적으로 방사성 핵종이 존재한다. 지역마다 정확한 함유량은 다르지만 음용수에도 미량의 방사성 핵종이 존재하며, 여기에는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삼중수소)와 탄소 동위원소인 C-14 등이 포함된다. 방사성 동위원소란 원자핵이 붕괴될 때 에너지를 내보내는 원소로,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우주선과 대기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져 자연계에 존재한다. 이러한 동위원소는 우리 인체에도 존재하며 사실상 평생 공존하며 살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해 자연계 내 방사성 핵종 양이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원지 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삼중수소 음용 기준을 정해 놓았으며 리터당 1만 베크렐(Bq) 이하면 먹어도 건강에 해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후쿠시마에서 방류될 처리수가 인류나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에게 미치는 정도는 어떤 수준일까? 우선 이 처리수는 태평양이라는 넓은 해역에 방류되기 때문에 대부분 희석된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전 삼중수소 외에 방사성핵종이 안전 규제를 충족하도록 정화한다. 또 일본정부는 삼중수소를 포함해 처리수의 방사선량이 리터당 1500 베크렐 수준 이하가 되도록 희석한다. 이와 같이 희석해 방류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원자력 시설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즉, ‘오염수’ 내 다른 방사성 핵종은 충분히 정화되고 삼중수소만 남게 되며, 이 삼중수소의 양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인 리터당 1만 베크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물론 리터당 1500 베크렐 수준으로 정화된 처리수와 세계보건기구의 삼중수소 음용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삼중수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도 없을 뿐더러 실제로 삼중수소가 사람 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다량을 삼키거나 들이마셔야 한다. 가령 삼중수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리터당 1만 베크렐 수준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매일 2리터씩 1년 동안 마셔야 약 0.1mSv(밀리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이 발생한다. 이는 한국의 자연계에서 약 2주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방사선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염수를 리터당 1500 베크렐 수준으로 정화·희석했고, 해양 방류 후 바닷물에 더 희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가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는 태평양의 넓은 해역에 비하면 그 양도, 방사선량도 극소량에 그친다. 이러한 극소량의 삼중수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술, 다량의 지방과 설탕이 함유된 식단이 오늘날 우리 인체에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방사능에 비해 규제와 경계심은 덜하다. 유독 방사능에 대해서만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를 해양 방류하는 방안은 생각보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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