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스·석탄 수입가격 치솟아 14년만에 두달연속 무역적자 우려

조재희 기자 2022. 1.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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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마이너스 5억달러 이어 이달 10일까지 49억달러 적자

무역수지가 작년 12월에 이어 1월에도 적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들이닥쳤던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우리 수출은 139억4500만달러(16조5600억원), 수입은 188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49억45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이 기간 수입은 57% 급증했다. 무역수지는 코로나 충격에 빠진 2020년 4월 적자를 낸 이후 2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두 달 연속 적자 우려가 커진 것이다. 아직 월초이지만 적자 규모가 큰 데다 오는 29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돼 만회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겨울철 난방용·발전용으로 많이 쓰이는 천연가스·원유·석탄 등의 국제 가격이 크게 오른 게 주된 원인이다. 1~10일 가스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2.5%, 석탄은 395.2%, 원유는 79.9%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에너지 수요가 줄며 겨울철에도 국제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1년 새 국제 에너지 가격은 배(倍) 가까이 뛰었다. 1년 전 배럴당 50달러대였던 두바이유는 현재 80달러를 웃돌고 있고, MMBtu(열량단위)당 10달러대였던 동북아 LNG(액화천연가스) 시세도 30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추세도 우려를 더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잠시 하락세를 나타냈던 원유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가스 가격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탄 가격 역시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들썩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통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는 1월은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가격까지 뛰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전기차 전환과 탄소 중립 정책 시행 등 산업 전환기를 맞으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이전 같은 대규모 무역 흑자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지난 10일 펴낸 보고서에서 “각국이 탄소 중립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원자재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수소 등 탄소 저감을 위한 각종 신산업에 쓰이는 알루미늄,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무역수지는 물론, 공급망 관리에도 어려움을 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실장은 “지금도 소재 분야에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흐름”이라며 “소재 수입처를 적극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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