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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이명철 과기한림원장 "원전 안전한데...불신 여전한 건 국민과 소통노력 미흡한 탓"

과기·의료계 등 책임있는 자세로

국민에 이해 구하고 공감 얻어야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이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계, 원자력계, 의료계의 리더십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과학기술계·원자력계·의료계는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이해당사자)가 많고 다양한 직종이 모여 일하기 때문에 리더십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지금까지 관여해온 세 분야는 국민의 관심이 커 하나하나 시빗거리가 된다”며 리더와 구성원의 비전과 스피릿(정신자세) 함양,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세 부문의 경우 업계가 과연 정부·국회·외부와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는 우선 탈원전 정책에 불만이 많은 원전 업계에는 “외부와 협력 없이 자기들끼리만 활동하다 보니 ‘원전마피아’라는 말까지 나왔다”며 “원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설명해 이해도 구하고 빌어도 보고 해야 하는데 그런 열정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의료계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항변을 많이 하는데 과연 국민과 소통·공감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되돌아보는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기계에는 “한 분야를 성공시키려면 10년은 꾸준히 해야 하는데 한두 번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둔다”며 “갑의 입장에서만 일하려고 하는 자세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사선진흥협회에서 25년가량 활동한 그는 서울대 의대 교수였던 지난 1989년 원전 주변 무뇌아 사건이 터졌을 때 역학조사를 한 경험 등을 들며 “(지진이나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 등이 있지만) 원전은 안전하다”고 확신했다. 그는 “당시 원전 종사자와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를 해당 원전과 지리적으로 비슷한 여건을 가진 지역의 주민들과 비교했는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그럼에도 시민단체가 시비를 걸고 국민 불안이 가시지 않은 것은 결국 업계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부터 4년간 세계핵의학회장을 맡는 등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진단치료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 원장은 “원자력계에 15년 전부터 경고를 했는데도 그동안 별도 연구예산기금 등 자기 밥그릇만 챙긴 끝에 과기계와 섞이지 않고 외톨이가 됐다”며 “온실에서 나와 얼라이언스(동맹)를 맺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14년부터 2년여간 국군수도병원장으로 활동하던 때의 좌절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바위에 계란 치기’ 격이었지만 바위에 스피릿(정신)을 집어넣으면 작은 돌은 깰 수 있지 않나 싶었는데 군 개혁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JSA를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국군수도병원 대신 아주대로 데리고 갔는데 이는 결국 군 최고병원이 총상·폭탄·지뢰 환자를 치료할 능력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군 최고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수준을 넘어야 외국처럼 대통령도 치료하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는데 군에서 전투병과나 무기 파트를 우선시하고 보건의료는 밑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1970~1980년대만 하더라도 국군수도병원은 서울대병원과 같은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군의관이 경량 환자 위주로 치료하고 군인이 수술하려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중앙보훈병원처럼 법인체제로 바꿔야 투자 선순환이 이뤄지고 의료진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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