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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부, 월성 원전 맥스터 증설 결론…정세균 "차질없이 추진"

백상경 기자

입력 : 
2020-08-20 14:15:22
수정 : 
2020-08-20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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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시설 포화 `셧다운` 위기 벗어
이달 중 착공 전망…지역 지원 협의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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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로 원전의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저장하는 월성원전 맥스터. [사진 제공 = 한수원]
정부가 경북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증설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4월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2022년 3월 맥스터 포화를 막기위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이르면 다음주 중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11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정 총리는 "월성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절의 수용능력이 2022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때 확충되지 않는다면, 월성원전 가동이 중단될 우려마저 있다"면서 "주민 공론화 결과에 따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확충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저장시설의 확충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역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지역주민과 의견수렴을 위해 노력해준 재검토위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견과 우려사항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월성 맥스터 증설 여부를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와 조사 실무를 맡은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는 지난 4월부터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달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참여단 145명을 상대로 맥스터 증설 여부를 최종 설문(3차 설문)한 결과 찬성 81.4%(118명), 반대 11%(16명), 모르겠다 7.6%(11명) 순으로 의견이 집계됐다.

산업부는 정부의 최종 결정 내용을 한국수력원자력과 소관 지방자치단체인 경주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수원이 맥스터 증설과 관련한 공작물 축조를 신고하고, 경주시 양남면에서 이를 수리하면 모든 행정 절차가 끝난다. 이후부터는 곧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한수원은 경주시·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지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공론화 절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쟁의 불씨는 남았다. 월성 원전과 인접한 울산시와 이 지역 시민단체들이 울산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공론화는 무효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밖에 탈핵·환경단체 등 지역 외 단체들과 정의당 등 정치권에서도 맥스터 반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와 재검토위의 노력에도 결과적으로 의견수렴 과정에서 맥스터 증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계의 참여를 충분하게 끌어내지 못한 점은 계속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정보 공개와 지역 지원 등의 후속 보완조치를 병행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맥스터 현장과 원전 인근 지역 등에 방사선량 감시기를 설치해 환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정보를 문자 알림 서비스, 전광판, 버스정류장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알리기로 했다. 또 맥스터 건설 현장 시민참관단을 구성해 소통을 강화한다. 정부는 재검토위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사용후핵연료의 중장기 관리정책을 수립하고 법령 정비 방안을 검토한다. 재검토위는 오는 10월까지 맥스터 관련 용어 정비, 의견수렴 범위·대상 규정 등 법령 정비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모아 정책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론화 과정에 대한 비판을 해명하기 위한 설명회도 연다. 재검토위가 직접 관련 설명회를 오는 26일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조사의 원칙과 방법, 문항별 응답 등의 세세한 정보를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방사성폐기물학회에 따르면 월성 맥스터의 포화 시기는 2022년 3월이다. 공사 기간이 19개월로 예상되는 만큼 착공 시기가 이달을 넘길 경우 월성 원전의 폐기물 처리가 불가능해지면서 최악의 경우 '셧다운'을 해야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한수원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주시에 증설 신고를 하고 이달 중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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