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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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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칼럼] 위기를 초래하는 문재인式 문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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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인간의 삶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지도자의 임무는 국민에게 발생할 문제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해결할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 즉 문제 인식이다.

 

문제 인식에 실패해 결과를 망친 사례는 너무나 많다. 기업 사례로는 개방과 협력에 둔감하여 기존 1등 제품만 고집했던 노키아나 닌텐도의 몰락이 있고 국가 사례로는 구소련의 해체, 영국과 미국 원자력 산업의 붕괴 등이 있다. 사례는 많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해 지금도 문제 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국회 원내 총무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마주 앉는 기회가 있었다. 여러 이야기 중에 원자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 인식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는 일방적 자료 선택의 문제다. 입맛에 맞는 자료만 선택해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탈원전은 유럽의 다른 나라처럼 칼 같은 탈원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마치 유럽의 다수 국가가 칼같이 탈원전을 한 것처럼 들린다. 사실은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는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극히 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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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중 이탈리아는 추진하던 건설을 취소했을 뿐이고 스위스는 인허가 기간까지 운전 후 폐쇄하는 단계적 폐쇄를 선언했다. 굳이 문 대통령의 말에 맞는 사례를 찾는다면 독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가동 중인 원전을 정지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소위 '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한 나라의 예를 일반화하여 대다수의 나라가 그런 것으로 말할 수 있는가?

 

더구나 독일은 우리와 달리 지난 20년 동안 탈원전 정책과 친원전 정책을 반복하면서 정책을 바꿀 때마다 여론을 수렴하고 법을 만들어 정책을 뒷받침했다. 게다가 독일은 필요시 이웃 나라에서 전력을 수입할 수도 있고 갈탄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우리와 상황이 다른 나라이다. 국가 에너지 정책을 이렇게 선택적인 자료만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둘째는 단편적으로 통계를 이해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설비가 과잉이고 전력예비율이 30% 넘는 상황'이라고 했다. 설비가 과잉이라고 판단한다면 가스발전소 등 다른 발전소는 왜 계속 건설하는지... 논리가 궁색해지는 것을 모르는가? 또한 가스발전소를 늘리며 원전을 줄인다면 그 결과로 나타나는 전력요금의 상승과 이로 인해 국민들이 받을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력예비율 30%가 많다고 한다면 독일이나 일본의 예비율이 각각 150%와 108%인 것을 어찌 설명하려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독일을 따라간다면서 왜 예비율은 따라가지 않는가? 폭염이나 혹한으로 나타날 전력 소비 증가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집권이 끝난 후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전혀 안개 속이다. 좁게는 전력 안보의 위기를 넓게는 에너지 안보의 위기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

 

셋째는 산업체 운영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다. 문 대통령은 '두산중공업의 원전 비중이 적어 두산과 탈원전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기업 운영에서는 사업의 비중보다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익을 창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음을 보여 준 발언일 뿐이다. 두산의 경우 화력 부문은 해외 진출을 위해 출혈 경쟁으로 발판을 마련하는 단계이고 원자력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단계에 와 있기에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는 것이 두산 경영의 핵심이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단적으로 잘라서 평가한다는 것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 이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에너지 환경의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95%이상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에 다른 나라보다 더 에너지 안보 위기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대통령이 늘리려고 하는 천연가스는 수송 측면에서 그동안 정치적인 상황만 변수로 고려하였지만 이제는 환경적, 감염병적인 위해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경제가 치명적인 폐해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생각이 못 미치고 있음에 안타깝다.

 

에너지 정책은 이념화, 정치화의 수단이 아니다. 기술적, 경제적, 환경적 요인에 바탕을 둔 정책이어야 한다. 에너지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정책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문 대통령이 나라의 앞길을 막고 있다. 탈원전이라는 이념에 매몰돼 에너지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현실을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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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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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입은 AI 비서, 놀랍지만 ‘위험’⋯네카오 어디까지 왔나

[아시아타임즈=김보연 기자] “내 셀카를 보고 기분이 어떤지 맞춰봐” “활짝 웃는 얼굴에 꽤 행복해보여요. 행복의 원천을 나에게도 알려주세요”(오픈AI의 GPT-4o) 오픈AI가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AI 비서를 공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인격화된 AI 비서가 할루시네이션(잘못된 정보 생성) 수용, 인간관계 대체, 중독 등의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하며 50개국의 언어로 실시간 대화가능한 음성비서 ‘GPT-4o’를 선보였다. 구글도 지난 14일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AI 비서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공개하고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검색에 탑재할 것을 발표했다. 현재 ‘AI비서’와 ‘AI친구’ 분야에서 이미 감정을 가진 AI개발이 이뤄졌으나, AI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견해 차이로 구글과 오픈AI의 행보가 달라지고 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오픈AI가 AI의 유용성에 중점을 두고 윤리적 가두리를 낮춰 감정표현이 가능한 AI비서를 출시한 것”이라며 “구글은 AI 행동강령에 의해 AI 위험성을 인식하고 감정을 가진 AI 비서개발을 늦춰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비서를 신뢰하고 인간처럼 대상화하면, 사실이 아닌 정보를 판단치 못하고 수용하게 돼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비서 현주소는 어떻게 될까. 김명주 교수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글로벌 빅테크 AI기술에 비해 7~8개월 뒤쳐지지만, 한국 데이터 면에서 더 정확하고 풍성한 답변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AI 모델 평가인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네이버도 지지 않는다”며 “오픈 AI가 챗GPT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자본력 부족으로 출시 이후 새 버전을 내놓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결국 생성형 AI 경쟁은 자본력 싸움이라는 말이다. 또한 "네이버의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 X도 이용자 체감도가 낮은 편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비서가 사람과 대화에서 90점의 점수라면 네이버는 65점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의 검색시장 전망에 대해, 그는 “네이버가 B2C보다 B2B 전략에 집중해 충분히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큐’(Cue:)라는 생성형 AI 기술을 검색에 접목했다. 네이버는 구글과 오픈AI처럼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오디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 멀티모달 모델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카카오는 AI 모델 공개보다 AI 사업의 성공적인 수익화에 초점에 맞췄다. 최근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 카카오는 초거대 AI 언어모델 'Ko-GPT'와 경량화 모델인 sLLM 등 카카오브레인의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단독 AI 서비스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 등 자회사 AI 개발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AI 로봇 기반 이동 서비스인 ‘브링’을 선보였고,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브레인과 생성형 초거대 의료 AI 연구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요즘 시장의 추세가 AI 모델 공개보다 AI 서비스와의 결합이 더 중요하다”며 “AI 모델과 서비스를 잘 결합해 단독 AI 서비스들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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