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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차세대 원전 수출품 1호기
UAE, 60년 기한 운전 허가

산업부는 의도된 침묵 일관
업계 “추가수출 기회 막힐듯”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출효자’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이 사업 수주 10년 여 만에 운영허가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도 내내 침묵을 지켜 빈축을 사고 있다. 원전업계에서는 이 같은 ‘찬밥’ 대우가 이번 정부 탈(脫) 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중동 첫 원자력발전소이자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첫 수출품이기도 한 바라카 원전 1호기에 대해 지난 17일 60년 기한의 운전허가가 났다. 바라카 원전 사업은 APR1400 4기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한국전력이 지난 2009년 수주에 성공했으며 두산중공업·삼성물산 등이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의 기자회견으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하마드 알카비 FANR 부의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고,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트위터에 “평화로운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향한 우리의 여정이 새 장을 연 날”이라고 자축했다.

하지만 원전 수출 강국으로 정작 자랑스러워해야 할 한국 정부는 이처럼 경사스러운 소식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원전 산업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보도자료나 보도참고자료 한 페이지조차 내지 않아 국내 언론은 외신을 보고 바라카 원전 운전허가 소식을 전해야 했다. 산업부를 비롯한 정부가 통상 사소한 일에도 보도자료나 참고자료 등을 내고 대대적으로 실적을 홍보하는 행태에 비춰보면 낯설다.

원전업계에서는 정부의 침묵이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줄곧 원전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한 한국형 원전의 성공적인 운영허가 소식을 알리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중간 과정의 하나로 생각해 자료배포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산업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수출 등 원전사업 지원에 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들어있지 않자, 원전업계에서는 원전에 대한 푸대접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여러 부처가 유기적으로 힘을 모아도 어려울 판에 지금은 마지못해 시늉만 하는 것 같아 추가 수출이 가능이나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