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칼럼] 탈원전, 그 값비싼 대가

매일경제 원문 기사전송 2020-01-15 00:08 최종수정 2020-01-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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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이 지불해야 할 대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동 기한을 2022년까지 연장해 쓸 수 있도록 7000억원을 들여 재정비한 월성 1호기를 최근 조기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1조원가량을 투입해 주기기 제작까지 진행 중이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중단시킴으로써 국민은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됐다. 문재인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이유로 안전을 내세우고 있다. 원전 산업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며, 체르노빌 사고나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치명적 사고가 발생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한참 더 쓸 수 있는 원전을 서둘러 영구정지시키고, 기기 제작에 착수한 원전 건설마저 중단시키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이따금씩 발생한 원전 사건은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자력사건척도(INES) 0~7등급 중 하위 0~2등급이다. 사고가 아니라 방사능 누출과 전혀 관계없는 고장(trouble)에 불과하다. 원전 불시 정지율은 작년까지 4년 연속 0.1%대 이하로 주요 원전국 중 최저 수준이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진짜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태양광발전 밀어주기, 북한 경유 러시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구입을 위한 사전 전략, 적폐 청산이라는 이념, 남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 차단 등이다. 이러한 얘기가 나도는 것은 안전이 대규모 매몰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탈원전을 서두르는 이유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쨌든 무모한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은 크나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 대가다. 값싼 원전 대신 화력 발전을 많이 늘리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4·15 총선이 끝나면 국민이 요금 인상 폭탄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엔이 작년 9월에 발표한 '배출량 격차 보고서(EGR) 2019'는 한국의 2030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체 감축 목표 대비 15% 이상 증가해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이 탈원전의 공백을 메우느라 석탄 발전을 늘리는 바람에 대기오염이 심해져 연간 1100여 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있다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최근 연구 결과는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배출권 비용 부담 때문에 아우성이다. 2015년 이산화탄소 1t당 7800원에서 출발한 우리나라의 배출권 가격은 현재 4만원 선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원전 축소와 화력발전 증가로 배출권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기술적 측면은 어떤가. 원자력 업계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반세기 만에 세계 최고 수준에까지 이른 원자력 기술이 허망하게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고급 기술인력이 국내 원전 산업을 떠나 중국 등으로 스카우트되고, 대학에서는 원자력 커리큘럼이나 연구비 등이 축소되는 등 연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기술인력 감소가 원전 안전 운영과 핵폐기물 처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차세대 한국형 소형모듈반응로 기술이 미국의 뉴스케일 파워모듈 기술에 밀릴 처지에 놓이게 된 것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기술인력의 의욕 상실과 무관하지 않다. 원전 수출 기회 상실도 빼놓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의 소극적 태도는 막대한 자금 지원을 무기로 세계 원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의 기세에 국내 업계가 당해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수출 촉진을 내세우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원전 퇴출을 추진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는 한국 원전산업에 대한 외국의 불신을 초래해 국제적 존재감을 약화시키고 있다. [온기운 객원논설위원·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단독] 윤석열 검찰총장, 법무부에 "대검 중간간부들 남겨 달라" 의견 ▶ 브룩스 전 사령관 "2017년 일촉즉발 전쟁 위기..美국민 대피 검토" ▶ 절도범 잡았는데 해고 당한 女직원, 무슨 사연이… ▶ 불륜 폭로도 1인시위·집회신고후 버젓이 노점상…주민만 골탕 ▶ `껌에서 롯데타워까지` 韓日 재계거인 떠나다 [매일경제 모바일 서비스 \| 페이스북] [매일경제 구독신청] [오늘의 매일경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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