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월성 1호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매일경제 원문 기사전송 2020-01-06 00:09 최종수정 2020-01-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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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지금 바로 돌려도 전기를 펑펑 생산할 수 있을 만큼 멀쩡하다. 그런데 해체라는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 물론 정치적 희생양이 될거란 건 어느 정도 예견했다. 3년째 탈원전 자해를 멈추지 않는 정권의 아집과 폭주를 감안하면 말이다. 그래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덜컥 영구정지를 승인한 건 아무리 봐도 너무했다. 지난해 원전사업자 한수원이 내린 조기폐쇄 결정이 억지·오류투성이라는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본 뒤 결론을 내는 게 순리였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원안위 위원장은 복지전문가이고 사무처장은 행정학 전공자다. 민간위원 5명 중 원자력 전공자는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변호사·의대 교수 등 원자력의 '원' 자도 모르는 비전문가들이다. "저희 같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보았을 때"라는 발언이 난무하는 원안위 회의록은 한편의 코미디다. 이런 사람들이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하는 원전 운명을 다수결로 밀어붙여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난수표 같은 선거법과 괴물 공수처 등 편향되고 뒤틀린 정책을 수적 우위를 앞세운 힘의 논리로 무리하게 관철시킨 이념과잉 정부의 중우정치 폐해가 과학 논리가 지배해야 할 원안위도 집어삼킨 셈이다. 이 과정에서 원안위와 달리 원자력 전문가로 구성된 원자력진흥위원회(원진위)는 철저하게 배척당했다. 원자력 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데도 원진위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난해 11월 민간위원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30개월간 단 한 차례도 대면 회의를 열지 못했다. 논리도 없고 이유도 없는 문정부의 막가파식 탈원전에 방해가 될까봐 원진위를 완벽하게 무력화시켜 버린 것이다. 사실 애당초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이유로 경제성을 문제 삼은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발전단가를 보나 발전효율을 보나 원전이 최상의 에너지원이라는 건 팩트다. 게다가 원전은 돌릴수록 경제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더 좋아진다. 미국이 원전 수명을 80년까지 늘리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는 가동 37년 만에, 그것도 7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새것처럼 정비해놓은 원전을 "경제성이 없다"며 문을 닫아버렸다. 대신 새만금간척지에 여의도 면적 13배 크기의 3GW급 태양광·풍력 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7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그런데 실제 생산 가능한 실효전력을 따져보니 월성 원전 1호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엇비슷하다고 한다.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면 수조 원의 생돈을 쓸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아무리 빚을 내서라도 세금으로 가짜 일자리 만들고 선심성 사업에 흥청망청 돈을 퍼주는 데 일가견이 있는 정부라지만 국민의 피 같은 돈을 이처럼 허투루 낭비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자기 돈이라면 절대 이렇게 못 한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건설예정 원전만 109기, 건설검토단계 원전은 330기에 달한다. 이 같은 '원전르네상스'를 목전에 두고 일자리를 그렇게 강조하는 정권이 수백조 원대 초대형 일자리 창출 산업을 스스로 발로 걷어차는 이율배반을 국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월성 1호 조기폐쇄, 공정률 10%의 신한울 3·4호 공사 중단 등 탈원전 막장극은 나라를 망조로 이끄는 국가폭력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도 역린을 건드릴까봐 최측근조차 대통령 앞에서 원전 얘기는 꺼내지도 못한다고 한다. 연산군에게 충언을 했다가 혀가 뽑히고 사지가 찢겨나간 조선시대 김처선 같은 충신은 언감생심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치욕스러운 간신 꼬리표가 싫다면 최소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진언할 수는 있어야 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여부를 공론화에 부치면 압도적 다수 국민이 건설 재개에 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 공사중단 생떼가 원전 생태계 붕괴만 가속화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국익 파괴행위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봉권 과학기술부장] ▶ 반포자이 주민들, 라임 사태에 `부글부글` ▶ 은행들 최대 실적에도 직원 1000명 짐싸는 진짜이유는? ▶ 평범한 주부서 편의점 달인으로…한때 17곳 운영 ▶ 라잔 교수 "이란 뇌관 터지면 세계 3% 성장 힘들다" ▶ 靑 국정상황실장에 의사 출신 이진석 [매일경제 모바일 서비스 \| 페이스북] [매일경제 구독신청] [오늘의 매일경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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