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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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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에너지기본계획? 태양광과 LNG 발전 확대 계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4.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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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양자공학과 교수

정부는 2040년에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0~35%를 골자로 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40년 OECD 발전비중에서 수력을 제외 재생에너지 28.6%를 근거로 하한 30%를, 계통 대응 한계를 근거로 상한 35%를 제시했다. 나름 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은 했으나 근거 두 가지가 모두 2040년 목표가 달성 불가능함을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OECD 2040년 수력제외 재생에너지 비중 28.6%를 근거로 30%를 제안하였는데 여기에서 바이오(5%)와 지열(1%)도 추가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가 주력으로 증설하는 것이 태양광과 풍력이지 수력, 바이오, 지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제하면 태양광과 풍력은 각각 7%와 15%로 합해서 22%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 목표는 20% 수준이 적절하다.

태양광과 풍력의 보조발전 역할도 할 수 있는 수력과, 바이오 자원이 풍부한 OECD 평균국가의 도전적 목표가 태양광과 풍력 22%인데 수력도 바이오도 없는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30%를 그것도 하한으로 과감하게 제시하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와 자연환경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수력비중도 1% 내외이고, 바이오메스인 목재 팰렛도 97%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을 너무 무시한 달성 불가능한 목표설정이다. 남들이 간다고 우리도 꼭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OECD 평균국가 흉내를 내려면 그들이 수력, 바이오, 지열로 생산하는 전기를 우리는 비싸고 안보에 취약하며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LNG로 발전해야 한다. 무리한 LNG 확대는 경제, 안보, 환경 모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하한 30%가 우리나라 여건에서 타당성이 없으니 35% 상한은 살펴볼 필요도 없다. 그래도 근거를 들여다보면 이것이 전력망의 심각한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립된 우리의 전력망 환경에서 35%에 달하는 간헐성 위주의 신재생은 재앙이 될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어느 지역에서 얼마가 생산되어 분배되고 소비되며 보조발전은 어느 지역에 얼마가 들어가야 할 지 구체적 그림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시설만 증설할 경우 전력망에 연결도 못하게 되거나 생산된 전기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예로 새만금에 설치될 태양광 풍력이 3.9 GW인데 전라북도의 평균전력소비가 2.6GW이다. 태양광과 풍력이 쏟아질 때는 전라북도에서도 다 받아주지 못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없을 때는 몽땅 외부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전국 규모로 확대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래도 새만금은 규모와 장소라도 정해져있다. 나머지 태양광과 풍력은 어디에 얼마나 건설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냥 목표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2040년 목표는 유럽대륙이나 북미대륙의 에너지믹스를 참고해서 잡는 것이 타당하다. 왜나 하면 이들도 하나의 거대한 고립 전력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풍력 비중이 유럽은 현재 11%이고, 2040년 27%가 목표고 북미는 현재 6%, 2040년 18%가 목표다. 유럽이나 북미처럼 풍부한 수력보조발전이 없는 우리 여건을 고려하면 20% 수준이 아주 도전적인 목표다. 그런데 이미 2030년 20%를 전력수급계획에서 못 박았으니 2040년 목표가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없고 난감하게 되었다. 2030년 20%부터 너무 무모한 목표였다.

심각한 문제를 하나만 더 꼽자면 에너지기본계획에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2030년 온실가스 추가 감축분 3,410만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없다.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신한울 3,4만 건설재개해도 추가 감축분의 2/3 정도는 해결이 가능한데 에너지기본계획에 방향성조차 언급이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이 있는데 모른 척 눈을 감았다. 아마 온실가스 추가감축도 LNG 대폭 확대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대폭 늘어날 태양광 풍력의 보조발전도 LNG, 온실가스 대폭 저감을 위한 석탄 대체도 LNG가 되는 것이다. 에너지기본계획이 태양광 풍력 간판에 내용은 LNG 발전 확대계획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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