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한 학생의 약 20%가 스스로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급격한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우수한 공학도들이 원전산업을 떠나고 있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25일 서울대에 따르면 원자핵공학과 18학번(2018년 입학생) 32명 중 6명이 자퇴했다. 비율로는 18.8%로, 5명 중 한 명꼴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 이전만 해도 유망 학과로서 자퇴생이 드물었는데 작년에만 6명이 그만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정부 정책 때문에 원자력 인재 육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학생들도 정통 원자력보다 핵융합을 선호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도 비슷하다. 매년 20명 수준을 유지하던 원자력 2학년 진입생이 현재 단 4명뿐이다. 원전 공학도들의 이탈이 장기적으로 원전산업의 무력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산업계에선 원전 핵심 인력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 원자력 관련 3개 공기업에서 작년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이 144명에 달했다.

김기수 변호사는 “탈원전 정책이 전력산업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