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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기후협정 맞추려면 韓 세계최대 120조 들것"

임성현 기자
입력 : 
2019-03-14 17:48:36
수정 : 
2019-03-14 18: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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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연구소 분석

2040년까지 火電 감축해야
신재생 발전비용 가장 비싸
탈원전까지 겹쳐 사면초가
한국이 지금처럼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면 앞으로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에너지 시장 변화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한 한국의 태양광·풍력 발전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란 지적도 나왔다. 탈원전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부족한 발전량을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메우고 있는 현 정부로선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14일 영국의 금융·에너지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파리기후협정 이행목표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좌초자산'이 한국은 1060억달러(약 120조원)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좌초자산은 시장 환경 변화로 가치가 떨어지거나 부채로 전환된 자산을 의미한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발전사들이 기후협정에 따라 발전소를 폐쇄했을 때 입을 손실이다. 전 세계 석탄화력발전설비 용량의 95%를 차지하는 3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한국에 이어 손실 규모가 큰 국가는 인도(760억달러)였고 남아프리카공화국(510억달러), 인도네시아(350억달러), 일본(200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석탄화력발전소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과도한 보조금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급전지시 때 발전 연료비용만을 기준으로 막대한 정산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탄소배출비용과 송전 제약을 보상하는 제도도 문제로 지적했다. 향후 탄소세와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가시화하면 석탄발전 비용이 올라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2017년 기준 한국 석탄발전 비중은 45%에 달한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0년에도 비중은 36% 수준이나 된다. 낮아진 원전 비중을 메우기 위해 LNG와 함께 석탄발전소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맷 그레이 카본 트래커 전력사업부문 책임연구원은 "석탄발전사에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현재의 전력 시장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막대한 금액 손실은 물론 전 세계 저탄소 흐름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태양광과 육상 풍력발전 비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전을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기업으로 지목하고, 손실액이 97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SK가스(16억달러), 산업은행(14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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