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한국 원전 안전" 국내서도 선언하고 탈원전 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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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체코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은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데 지난 40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이 UAE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전은 공기(工期)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했다. 신규 원전 2~3기 건설을 추진 중인 체코에 우리 원전의 기술력과 안전성, 경제성, 건설 능력 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 말대로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 이후 사고라 할 만한 사고는 한 건도 없었고 사망자도 물론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7000억원을 들여 설비를 보강했던 경주 월성 1호기에 대한 안전검사 보고서가 최근 나왔는데 "시설 성능과 구조물 등이 적합하게 유지되고 있고 안전 운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난 6월 '안전은 괜찮은데 경제성이 없다'며 폐로를 결정했다. 위험해서 탈원전 한다더니 느닷없이 안전하지만 경제성이 없다고 한다. 95%였던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을 일부러 절반 가까이 떨어뜨려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꾸몄다. 국민을 바보로 알고 속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카 원전을 계획된 일정대로 맞춰가자 세계가 놀라고 있다. 프랑스 아레바는 핀란드 원전 예정 기일을 10년이나 넘겼다. 사업비는 1.7배로 늘어났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도 보그틀 원전 2기의 공기가 늦어지면서 비용이 당초의 2.3배로 늘어 결국 파산 신청을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 원전이 공기를 맞춰가는 것은 오랜 기간 꾸준히 원전을 지으면서 설비가 표준화됐고, 기자재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고, 부품 호환성이 크고, 실력 있는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OECD 통계를 보면 KW당 한국의 원전 건설비는 영국·프랑스·미국·일본 등의 절반~3분의 1 수준이다. 탈원전이 몇 년만 가도 이 막강한 경쟁력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신고리 3호기, 바라카 원전에 적용된 APR1400 노형은 미국의 안전 인증을 따냈다. 일본, 프랑스도 시도는 했지만 못 이루고 포기한 일이다. 최신 3세대 원전인 신고리 3호기는 2016년 12월 첫 가동 이래 389일간 한 번도 고장 없이 첫 핵연료 주기(週期) 운전을 끝냈다. 한수원은 영덕 천지원전에 적용하기 위해 외부 전원 공급이 끊겨도 냉각수가 자동 공급되는 기술을 2300억원을 들여 개발했지만 정부의 탈원전으로 건설이 백지화됐다.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고 한 것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6월 탈원전 선언 때는 '원전은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이것은 사실을 오인했거나 왜곡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도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고 잘못된 탈원전 정책을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 국정의 새로운 바람은 거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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