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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뉴데일리 게제일 : 2020-02-17 저자 : 박상덕 수석

"즉흥적 탈원전 정책, '100년 먹거리' 원전산업 망가뜨려"
신고리 4호기는 지난 2019년 2월 운영허가를 받고 8월부터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이때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모두 26개의 원자력발전소(원전)를 가지게 되었다. 신고리 4호기는 3호기와 함께 UAE에 수출한 원전으로 일명 한국형 원자로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 전기출력 1,400MWe)로 알려졌으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해외 순방 시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 원전이 아무런 사고가 없었던 우수한 원전이라고 강조할 수 있었던 것도 과거 원자력 종사자들의 노력으로 우리기술이 집약된 APR-1400을 개발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탈원전을 내세워 원전의 최근 이용률이 떨어졌지만 지난 40년간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전력의 30%를 원전이 공급해왔다. 원자력전기 생산단가가 한국전력의 판매단가보다 kWh당 무려 60원이나 절약되어 원전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지원 효과를 제외하고도 200조원의 직접적 이익을 국민에게 드리고 있다. 값싼 발전원가의 효과로 수출경제를 지탱하고 서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온 것은 원자력의 안전성에 더하여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꾸준한 연구개발과 건설을 통하여 완전한 기술자립을 이루게 되었고 안정적인 사업관리 능력, 표준화로 인한 공기 단축, 우수한 운영실적으로 원전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었으며 해외 수출로 원전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후쿠시마 사고로 일반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 후쿠시마 원전간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우려가 많이 해소될 것이다. 신고리 3·4호기는 원자로 안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이 바깥으로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격납건물의 철근콘크리트 두께가 무려 1.3m로 매우 두껍고 후쿠시마 원전의 벽체의 두께는 10cm에 불과했다. 우리 원전은 항공기가 와서 부딪혀도 전혀 걱정이 없는 튼튼한 구조다.

더구나 원자로 자체의 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굳이 사고를 비교한다면 후쿠시마 보다는 미국의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TMI) 2호기 사고와 비교해야한다. 당시 TMI 2호기에서는 원자로 중심부가 녹아버리는 일명 멜트다운인 노심용융이 발생하는 심각한 사고가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고 재산 피해만 있었다. 지금도 TMI 2호기 옆에 있는 TMI 1호기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우리 운전은 TMI사고의 교훈을 반영하여 안전을 강화했기에 사고가 날 확률은 없다.

간혹 원전에서 사용한 핵연료의 처리를 걱정하는 국민이 일부 있다. 사용한 핵연료의 영구저장과 관련해서 핀란드와 스웨덴 이외에는 아직 저장소를 확보한 나라는 없지만 원전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거대한 설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40년간 발생한 폐기물을 저장하는데 올림픽수영장 3개정도면 모두 보관이 가능하다. 보관 기간과 관련해서도 우리에게 유해한 물질의 대부분은 300년 정도만 보관하면 유해성이 사라지고 다른 유해성 물질도 물에 잘 녹지 않아 보관소를 빠져나올 수 없다. 더구나 사용후핵연료는 그냥 폐기물이 아니고 95%가 연료이기에 재활용을 할 수 있는데 재활용 기술이 완성되면 보관 부피나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보관장소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일부 우려가 있지만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세일가스가 1억년정도 인간계로 나오지 못하고 암석 속에 묶여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많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기후변화와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대책으로 가장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원자력이다. 생애주기 전체를 통하여 볼 때 원자력은 태양광보다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미세먼지는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데 근래에는 오히려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있다. 파리협약을 철저히 지키려면 긴급한 온실가스 방지조치가 필요한 나라이다. 결국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막으려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을 확대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재생에너지가 이미 30%를 넘어서고 있지만 탈원전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예정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40%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독일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이익이 있는 원자력을 왜 문재인 정부는 버리려고 하는가? 탈원전으로 인하여 사라지는 원자력의 이익을 메워 줄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을지 의문이다. 가까운 시일에는 찾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탈원전 선언으로 인하여 이미 국내 원자력산업 공급망이 붕괴되고 있다. 어떤 산업도 공급망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붕괴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원자력 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조직을 축소하며 숙련된 기술자를 내보내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일감이 떨어져 울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 사정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원자력관련 학과로 진학하려는 대학이나 대학원 신입생들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의 원자력인력양성에도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탈원전에 의하여 중지된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하는 길만이 40년간 쌓아온 기술의 붕괴를 막고 인프라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누구를 위하여 탈원전을 하려고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현 정부는 길어야 5년이란 짧은 집권기간동안 즉흥적인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앞으로 100년 이상 미래 먹거리가 될 원전산업을 붕괴시켰다는 역사적 오명(汚名)을 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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