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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매체 : 문화일보 게제일 : 2017-09-05 저자 : 주한규 센터장

北核 대응기술 싹까지 자를 脫원전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지난 일요일 낮 12시에 실시된 북한의 6차 핵실험 때문에 한반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5.7로 평가해 폭탄의 위력이 50㏏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중국과 미국에서 발표한 지진의 규모는 6.3으로, 이에 따른 폭탄의 위력은 수소폭탄으로만 달성 가능한 수백 ㏏ 수준에 이른다. 북한이 증폭핵분열탄의 수준을 넘어 경량화된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한 게 거의 확실하다.

지진의 규모로 핵폭탄의 위력을 추정하는 데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 관측소와 진원 사이의 지질 구조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원을 중심으로 여러 방향에서 진동을 측정하고 그중 가까운 곳의 측정치를 더 중시해 종합적으로 그 규모를 추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 풍계리 진원을 중심으로 약 15도 범위 안에만 있는 우리나라 관측소들의 자료로 규모를 추정한 것보다 일본열도 전체의 측정 자료와 만주 지역을 포함한 중국 자료를 이용해 추정한 것이 신뢰도가 더 높을 것이다. 이에 더해 이번에는 본지진 8분 뒤 4.6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을 중국에서 관측, 발표한 것으로 보아 중국 자료의 신빙성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진의 규모가 0.2 증가할 때마다 그 에너지는 2배씩 증가하므로 규모 0.6의 차이는 폭탄 위력에서 8배의 차이를 준다. 더군다나 폭발 지점에 형성된 공동(空洞)이나 갱도의 함몰로 발생한 여진이 있었다는 것은 폭발의 위력이 50㏏ 수준을 넘을 것이란 추정을 뒷받침한다.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핵분열로 이어지는 3단계의 폭발 과정이 있고, 세 번째 단계의 핵분열 과정에 사용될 물질의 양을 증감시킴으로써 그 폭발력을 조절할 수 있어 경량화된 상태에서 대규모 폭발력을 달성할 수 있는 매우 위협적인 무기다. 이 핵탄두는 대륙간탄도탄에만 장착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작은 미사일에도 탑재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곳곳에 큰 위협이 된다. 우리나라 원전 사고의 위험성보다 북핵(北核)의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근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부 국민 여론을 반영해 북핵 위협에 맞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핵무장은 우리가 선택할 길이 아니다. 이로 인해 동북아의 긴장은 더욱 악화할 것이고, 각종 제재를 당해 우리 경제가 피폐해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북핵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확보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건 필수적이다. 우리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이 미래에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므로 모든 모색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 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미 원자력협정에서 농축과 재처리 기술 개발 허용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기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탈(脫)원전 정책은 북핵에 대한 기술적 대응 가능성의 싹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정부는 북핵과 원전 사고의 위험성 중 어느 것이 더 위중한지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원전의 안전은 우리 능력으로 잘 관리가 가능한 반면 북핵의 위험은 우리 관할 밖이다. 정부는 이 중차대한 위험을 직시하고 미국, 중국을 잘 이용하는 현명한 외교적인 방법으로 탈북핵 정책을 도모해야 한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동북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탈북핵 정책 추진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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