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이 2035년께부터 탄소 포집되지 않은 석탄 화력발전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탈탄소화’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석탄 화력발전 중단 목표를 세우지 못한 일본과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독일까지 합의하면서 다른 선진국은 물론이고 신흥국도 압박을 받게 됐다. 석탄발전의 빈자리를 채울 원전도 몸값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G20도 '석탄발전 퇴출' 합류할 듯…원전 부흥기 온다

일본·독일 탈탄소 가속화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늦어도 2035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기준 G7은 세계 석탄 소비량의 9.6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5.16%로 가장 많고 일본이 2.07%, 독일이 1.96%로 뒤를 이었다. 다른 G7인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각각 1% 미만이다.

이번 합의로 G7 중 유일하게 석탄발전 중단에 관해 청사진을 밝히지 않았던 일본에서 ‘탈탄소 발걸음’이 가장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싱크탱크 E3G의 캐트린 피터슨 선임정책고문은 “G7 중 유일하게 탈석탄발전을 약속하지 않은 일본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올해 10월부터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한다고 2021년 밝혔다. 프랑스는 2027년을, 캐나다와 독일은 2030년을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이탈리아는 2028년까지 전 국토에서 석탄발전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자국 석탄발전소가 2039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이거나 폐쇄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일본은 석탄 의존도가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일본에서 에너지 비중은 석유 39%, 석탄 27%, 천연가스 21%였다. 2010년 석탄발전이 23%, 원전이 15%를 차지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G7 정상회의 당시 의장국인 일본의 반대로 석탄발전 중단 시점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최종 합의문에 일본을 위한 추가 조항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도 탈원전 이후 석탄발전 비중이 급격히 높아져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독일의 석탄발전 비중은 2020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으나 전면적인 탈원전에 들어간 2020년을 기점으로 반등했다. 2022년 기준 독일의 에너지원별 발전 비율은 석유 33.4%, 천연가스 24.1%, 석탄 20.5% 순이다.

석탄발전 빈자리 원전이 채울 듯

신흥국도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CNN은 “이번 G7의 결정은 탄소 배출 대국인 중국과 인도 등이 포함된 G20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60년,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G7 합의에 따라 목표 시한을 앞당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석탄발전의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34개국은 지난달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봉인돼 있던 원자력 에너지의 잠재력을 깨우자”며 ‘원전 유턴’을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기존 원자로의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 첨단 원자로 조기 배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원전의 안전한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청정 에너지원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며 “넷제로를 향한 가성비 좋은 경로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안전성 문제로 한동안 유럽에서는 원전과 관련된 산업이 사양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천연가스·원유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에너지 독립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신정은/김인엽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