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산업부 신규 원전 2기 계획에 "정부 신뢰 회복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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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1. 오후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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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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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신규원전 가운데 2기 위치로 영덕 유력
영덕군, 정부정책 신뢰 깨진 상태에서 재추진 '불가'
산업부가 지난 2021년 7월 원전지원금을 회수 방침을 밝히자, 경북 영덕군 곳곳에 비난 현수막이 내걸렸다. 매일신문DB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발표할 예정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신규원전 4기 추가 건설이 포함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 중 2기가 경북 영덕군에 자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 계획안을 접한 김광열 영덕군수는 "앞서 신규 원전(천지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로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영덕에 원전건설을 다시 추진한다는건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이번 계획에서 핵심 쟁점이던 신규 건설 원전이 4기로 정해지면, 2기는 기존 확보한 부지를 활용한다는 게 새 정부의 원전 정책과 맞물린 산업부의 오랜 복안이다.

사업을 실행하는 한국수력원자력도 강원도 삼척시와 영덕군에 검증된 부지가 있고, 이 가운에서도 앞서 주민수용성이 높은 영덕군을 보다 유력하게 봤다.

이에 김 군수는 정부가 어떤 지역에서든 신규 원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영덕군은 현재 기존 원전 건설 백지화에 따라 정부에서 회수해 간 원전특별지원금 문제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영덕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대가로 2014~2015년 409억원(이자 29억원 포함)을 줬지만, 2017년 탈원전 선언과 함께 돈을 회수해 갔다.

이에 영덕군은 국책사업에 대한 신뢰, 지역 내 소모전과 희생 등 여러 사안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법적 다툼 중에 있다.

산업부가 진행한 영덕 천지원전 예정 구역 지정 공식 철회도 재추진 명분을 잃게 한다.

재추진시 원전건설에 필요한 토지수용을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산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 2021년 3월 29일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영덕 천지 원전 예정구역 지정을 공식 철회했다. 천지 원전 예정구역은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대 324만7112㎡로, 2012년 당시 지식경제부가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지역 토지는 19% 가량이 매수된 상태여서 철회 당시 주민들이 대체 사업 투자를 요구하며 강력 반대했다.

이에 영덕군은 설사 원전특별지원금과 토지문제 등이 다 해결돼 재추진 여건이 마련됐다 하더라도 또 정권이 바뀌어 백지화될 경우를 대비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산업부나 한수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규원전 2기를 영덕군과 직결하는 것은 '그들만의 생각일 뿐' 지역민들의 정서는 전혀 다르다"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수원이 새 원전 부지로 확보한 영덕군 땅을 팔고 있었다는 점만 봐도 정부 계획이 얼마나 무성의하게 추진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손덕수 영덕군의회 의장은 "원전건설이 정부의 편의에 따라 짓고 말고 하는 사업이 아니라 우선은 주민들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부가 앞장 서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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