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아니라 방사선으로? “치매 치료 한 축 담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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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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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기 치매 환자에 대한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새로운 비약물 치매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가 방사선 치매 치료 연구로 관련 학회에서 잇따라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방사선은 우리 몸을 투과하면서 세포 내에서 전리현상을 일으킨다. 전리현상으로 세포 분자에서 전자가 떨어져나가면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DNA 또는 세포막에 화학적 변성이 발생한다. 암세포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방사선은 보통 암 치료에 활용된다.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량을 1/20으로 줄인 게 저선량 방사선이다. 주로 폐 CT 등 진단에 활용되는데 퇴행성 관절질환 등에 항염증 효과가 보고된 이후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는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저선량 방사선 치료는 통증이 없는데다 아직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치료로 꼽힌다. 치료 시간도 약 5분 정도로 통원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치료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 연구팀도 초기 치매 환자에게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새로운 비약물 치료법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충북대병원, 보라매병원에서 등에서 15명의 환자들에게 이중맹검 임상연구를 실시한 중간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간 결과에 따르면 모든 인지기능 검사에서 대조군(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군)보다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서 유의미한 인지 기능 개선이 나타났다. 또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50%는 MRI 상 뇌 용적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에서 승인받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항체 약들은 치료 효과 대비 비용이 비싸다. 가장 최근 치료제인 레켐비의 가격은 연간 2만6500달러(약 34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치매 진료비는 환자 1인당 연간 2100만 원을 상회하고 국가 총관리비는 19조에 육박하고 있다.

정원규 교수는 “치매 치료는 연간 수천만 원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저효율의 결과를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약물 치매 치료의 새로운 치료법의 하나로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인정받은 것 같다”며 “추가적인 임상 연구를 진행하여 최종 결과가 나와 이를 토대로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치매 치료에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면 실제 치매로 고생하고 계신 환자들께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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