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선]한국형 신형 원전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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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용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홍보팀장

최한용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홍보팀장
최한용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홍보팀장
세계 각국의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세계 원자력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 연차대회에 러시아의 원자력공사인 로사톰(Rosatom)사 해외사업본부장 일행이 방문한 것도 그 일환이다. 러시아에 매장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광물자원은 전 세계 매장량의 15∼17%다. 무려 380조 달러어치로 추산된다. 이처럼 엄청난 자원대국인 러시아도 최근 국가정책으로 원전 개발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국가 차원에서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고 설비용량도 대형화시켰다. 현재 35기인 원전을 2030년까지 59기로 증설해 원전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러시아가 원전을 통한 세계 최고 에너지 제국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있다. 이른바 ‘푸틴 플랜’이다. 푸틴은 국가전략으로 원전 분야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방위산업 분야를 포함하는 원전 관련 정책과 집행 업무를 관장할 로사톰사를 출범시켰다. 경주를 방문한 로사톰사 일행이 한국과의 원전 동반 수출 방안을 타진한 것이 주목받는 이유다. 러시아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신형 원전(APR1400)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UAE 수출 원전과 동일한 신고리 3호기가 성공적으로 상업 운전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UAE 원전 수출 이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UAE에 수출한 한국형 신형 원전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과학기술분야 G7프로젝트로 선정됐다. 한국형 신형 원전은 신고리 3호기를 통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세계 원자력계가 부러워하는 제3세대 원전이다. 원전 선진국은 물론이고 원전 도입 예정국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동유럽 7개국과 영국, 슬로바키아, 폴란드의 원전 업계 주요 인사들이 신고리 3, 4호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했다. 원자력 사업이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는 국내 상황과는 전혀 다른 해외의 폭발적인 관심이다.

한국은 UAE 원전 수출로 값진 반석을 놓았다. 국내 원전의 기술과 안전성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았다. 자원대국인 러시아도 원전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우리도 국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내다보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 자원빈국으로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는 원자력으로 전력보국(電力報國)을 가꿔 왔다. 수출 기반까지 닦아놓은 원전을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가야 할 길이다.
 
최한용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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