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電과 6개 발전자회사, 올해 4조원대 적자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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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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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유연탄값 올라 실적 악화
15개 공기업 적자 6조7000억원

한국전력과 6개 발전자회사가 올해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정부가 추산했다. 원유나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는데도 전기 요금을 동결하는 등 손익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포함해 모두 15개 공기업의 적자 규모가 올해 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조9515억원의 흑자를 냈던 한국전력은 올해 3조2677억원의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자회사 6곳도 올해 7575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정부는 봤다. 발전자회사 6곳은 작년에 3329억원의 흑자를 냈었다.

◇원료비 올랐는데 전기 요금은 동결

지난해 코로나 유행으로 국제 유가 등 연료비가 하락하며 한국전력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유·천연가스·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정부 전망대로 한전이 올해 적자를 볼 경우 2011년(3조5141억원) 이후 10년 만의 최대 적자가 된다.


특히 석탄 화력 발전의 원료인 유연탄 가격 급등세가 적자 폭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t당 평균 50달러대에 그쳤던 유연탄 가격은 올해 2분기 100달러를 넘어섰고, 9월 현재 130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면, 전기 요금은 제자리다. 정부는 1분기에는 국제 가격 하락을 이유로 전기 요금을 인하했지만,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낸 2분기와 3분기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요금을 동결했다. 4분기에도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을 우려한 정부가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전기 요금 인상을 틀어막고 있다 보니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적자만 쌓이고 있다”며 “이에 더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한전의 적자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6곳을 포함해 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석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산업단지공단 등 15곳이 올해 6조67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줄면서 철도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각각 1조1779억원, 8320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15곳의 적자 규모는 정부의 공공기관 손익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적자 폭은 작년(3조3993억원)의 두 배로 늘어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 재정 악화는 요금 인상, 국고 지원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곳은 자본잠식, 5년간 이자 비용만 2조8000억원

공기업 중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3곳은 누적된 적자로 자본금이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정부는 이 기업들이 올해부터 5년간 내야 할 이자 비용만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이자 비용으로 2조원을, 석탄공사와 광물공사는 각각 6500억원, 1800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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