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탈원전에 석탄화력발전 풀가동… 딜레마에 빠진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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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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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급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졌다. 원활한 전력공급을 하자니 ‘탄소중립’ 취지와 배치되는 석탄화력발전까지 총동원해야 한다.

탄소중립과 안정적 전력공급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원전을 늘리자는 말은 못 꺼낸다.

가용 자원을 탈탈 털어도 전력수급이 불안정하면 이번엔 태양광 발전 효용성 논쟁이 벌어진다. 탈원전과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 여러 실타래를 한꺼번에 풀어내려다가 논란을 자초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전력수급 불안감이 논란을 촉발했다. 지난달 27일 폭염으로 전력 공급 예비율이 11%까지 떨어지자 태양광 무용론이 고개를 들었다. 피크 타임(오후 4~5시) 때 전체 전력 수요 중 태양광 발전의 기여도가 1.7%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소규모 태양광 등 ‘숨어 있는’ 태양광을 제외한 수치란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실제 피크타임(오후 2~3시) 때 태양광 발전 기여도가 10.1%라는 공식 발표가 태양광 무용론을 일축했다.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원전 3기 투입으로 전력수급이 안정을 찾자 더 이상의 문제제기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뜬금없이 석탄화력발전 문제가 불거졌다. 전력수급을 위해 58기의 석탄화력발전 중 57기(98.3%)를 가동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외치며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이는 게 맞냐는 지적이다. 전력수급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과도기에서는 피해가기 힘든 난제다.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대체 자원인 신·재생에너지 수급이 궤도에 오르기 전 석탄화력발전 감축과 탈원전을 동시에 추구하려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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