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전력수급 비상’ 발령 가능성… 탈원전發 블랙아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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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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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전력수급 전망’ 확정

올해 폭염·산업생산 증가 전망

예비율 4.2%까지 낮아질수도

예상못한 사고 겹치면 ‘대정전’

전력난땐 석탄발전 등으로 대비

“탈원전하려 수요 낮췄나 의심”


올여름 폭염과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전력대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13년 이후 8년 만에 경보 발령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브레이크 없는 탈(脫)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력수급 불안이 현실화하며 매년 여름 블랙아웃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 현안 조정 회의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최근 기상전망과 경기회복세를 고려해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기준전망으로는 90.9GW 내외, 상한전망으로는 94.4GW로 예상했다. 기준전망은 최근 5년 피크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기온인 29.4도를 적용했다. 상한전망은 최근 30년 피크발생일 직전 72시간 평균기온의 상위 3번째 기온인 30.2도를 적용했다. 정부가 전망한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94.4GW)는 111년 만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의 92.5GW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최대 전력 수요(89.1GW)보다 5.3GW나 많다.

문제는 수요가 폭증했는데 피크시기 공급능력은 99.2GW로 지난해(98GW)와 비슷하다는 데 있다. 대형 발전기의 돌발정지 등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기면, 2011년 9·15 대정전 같은 전력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산업부는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는 8월 둘째 주, 최저 예비력 주간은 7월 넷째 주로 전망했다. 7월 넷째 주의 경우 예비력이 4.0GW(예비율 4.2%)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실화하면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된다. 1단계 준비(5.5GW 미만), 2단계 관심(4.5GW 미만) 등의 순으로 구분된다.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은 2013년 8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에너지 학계에서는 안정적인 발전원인 원전을 줄이고,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신재생에너지를 급격히 늘리는 데 따른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명백한 수요예측 실패로 탈원전과 탈석탄을 밀어붙이기 위해 고의로 수요 전망치를 낮췄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지연만 없었더라도 수급에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원전을 고수하고는 있지만 정부의 이번 수급난 대비 역시 원전 등 기존 발전원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7월 넷째 주에서 8월 둘째 주 사이 공급능력이 2GW 늘어나는데, 이는 정비 중인 신고리 4호기가 가동을 재개해서다. 정부가 전력난에 대비해 준비 중인 8.8GW의 추가 전력 대부분은 석탄, LNG 발전 등으로,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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