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탈원전 정책은 세계 최고 기술 갖고 자살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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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27. 오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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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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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순 UNIST 교수

"차세대 원전 골든타임 놓쳐
중세시대가 몰락한 이유는
과학 배제한 종교정치 때문"
원자력계 대표 석학인 황일순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수(사진)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세계 최고 원전 기술을 수십 년에 걸쳐 확보해 놓고 자살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교수는 1990년대 서울대 재직시절부터 차세대 원자로인 ‘납냉각로’를 개발해왔다. 미국 UC버클리가 황 교수 연구를 도왔다. 납냉각로는 고속 중성자로 우라늄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납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다. 480~570도 온도에서 작동한다.

황 교수는 “납냉각로 등 차세대 원전 ‘젠(GEN)-4’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형 경수로가 쓰고 버리는 폐연료봉(사용후 핵연료)을 재활용하는 그린 기술”이라며 “이번 정부 들어 원전이 금기가 되면서 젠-4 개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말했다. 그는 “중세시대가 몰락한 이유는 과학을 배제한 종교 정치 때문이었다”며 탈원전 철회를 촉구했다.

황 교수는 50년 전 ‘원자력 비사(秘史)’도 소개했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영국계 차관을 도입했는데, 이 차관 대가로 가스냉각로(GCR) 도입 요구가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력 등 당시 원전 전문가들은 경수로(PWR)가 더 유망하다고 보고 이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차관 지원이 중단될 뻔했으나 영국에서 가스냉각로 관련 사고가 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황 교수는 “당시 경수로를 도입한 것은 기술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했다.

납냉각로 등 젠-4 기술에서 현재 가장 앞선 나라는 러시아다. 시베리아 북쪽 톰스크에 880㎿급 소듐냉각고속로 ‘BN-800’을 가동 중이다. 프랑스와 일본, 인도 등도 상용화까진 가지 못했다.

황 교수는 “경수로는 고압(대기압의 300배) 배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파손의 위험이 있지만 납냉각로는 대기압에서 작동하고, 노심용융(멜트다운) 등 사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가 개발 중인 납냉각로는 한 기당 20~30㎿ 용량에 직경 2m, 높이 8m 규모로 설치가 용이하다.

울산=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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