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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한국형 소형 원자로 ‘고사 위기’

 
 

 

독자 기술로 개발한 ‘SMR’ 보유

정부 외면 속 상용화 못하고 정체 

주요 원전국은 투자 대대적 확대

3500억달러 규모 시장 선점 나서

 

탄소제로가 글로벌 화두로 부상하면서 미래 전원으로 SMR(소형모듈원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원전 주요국들은 SMR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SMR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상용화도 되기 전에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미국ㆍ영국 등 원전 주요국들이 SMR 투자를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SMR과 차세대 원자로 지원에 7년간 32억달러(3조623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영국도 5년간 2억파운드(3119억원)를 투자해 SMR을 최대 16기 건설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SMR 시장은 오는 2035∼2040년까지 21∼34GW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50년까지 전력 기반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와 산간 도서 벽지 등을 중심으로 500∼1000기(약 3500억달러 규모)의 소형원전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켜 크기를 줄인 형태의 원자로를 말한다. 기존 원전의 발전용량인 1000∼1400㎿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인 10∼300㎿의 작은 원전으로, 높은 경제성이 특징이다. 크기가 작아 공사기간도 기존 원전의 절반가량인 2년 정도이며, 건설비용은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주요 원전 기기가 하나의 원자로 안에 배치돼 안전성이 뛰어나며, 연료 교체 없이 30년을 가동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력 생산 과정에서 남은 열로 난방열을 공급할 수 있고 바닷물을 식수로 만들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SMR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ㆍ프랑스ㆍ러시아ㆍ중국 등에서 R&D(연구개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원전업계에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소형원전이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ㆍ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전력 공급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SMR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한국도 독자 기술로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를 개발 완료했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에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1997년 정부 주도로 개발을 들어가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다. 이어 정부는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수출을 타진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사우디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히면서 스마트의 해외수출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후 1년이 지나도록 합작법인 설립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는 사이 미국 뉴스케일 등 경쟁국에선 SMR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 개발이 벌써 10년에 이르는 만큼 경쟁국 모델이 기술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스마트가 상용화 결실을 맺기도 전에 사장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소형모듈원전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전산업 관계자는 “한국이 소형모듈원전을 먼저 개발하고도 수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중국ㆍ미국 등에 시장을 내 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원전은 탄소제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SMR 투자에 적극 나서 경쟁력을 높이고,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미기자 boomi@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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