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기을 맞았다. 당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이 사고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0년간 후쿠시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실행해왔다.
"안전, 또 안전…" 2중 3중 지진 안전판 확보
실제로 일반 건축물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978년 계기지진 관측 이래 국내에서 10회 있었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경우 약 4400회 발생하고 있다. 횟수 뿐 아니라 크기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데, 관측 이래 국내에서 가장 큰 경주 지진(규모 5.8)과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을 비교하면 그 에너지 차이는 약 6만3000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수원은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지 않기로 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56건의 장단기 개선사항을 꾸준히 추진했다. 현재까지 핵심과제 54건을 완료했고 나머지 2건도 2024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원전은 이상이 생겼을 때 안전하게 정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있는 자동차가 멈춰야 하는 것과 같다. 이에 모든 원전에 '지진자동정지 설비'를 장착했다. 원전 보조건물에 설치된 센서가 리히터 규모 6.5이상 지진을 감지하면, 동시에 원전 자동정지시스템이 가동된다. 제어봉이 자유낙하하면서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킨다.
국내 원전은 설계를 초과하는 지진에서도 후쿠시마와 같은 안전정지유지계통의 기능상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3만8500여개에 달하는 원전 기기의 내진성능 0.3g(규모 7.0 수준)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조치를 수행했다.
실제로 국제적으로 공인된 평가방법에 따라 안전정지, 냉각유지에 필수적인 핵심계통에 대해서 내진성능평가를 수행한 결과, 거의 모든 기기가 0.3g 이상의 내진성능을 이미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추가로 성능개선이 필요한 일부 기기에 대해서는 보강, 교체, 입증시험을 통해 0.3g 이상으로 내진성능을 확보했다.
"후쿠시마보다 더 쎈 지진이 와도 끄덕없도록"
원전부지 높이를 기준으로 3m 높이의 해일을 가정, 비상전력계통 등 주요설비가 침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20년 12월 모든 원자력발전소에 방수문도 설치했다. 한수원은 2012년부터 규제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방수문 성능 기준을 수립한 후, 신제품 개발에 착수해 동일시험체로 내진·방수·방화시험을 연속으로 통과했다.
모든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평가도 수행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EU에서 수행한 평가방법으로,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극한의 자연재해에 대한 원전의 대응능력을 평가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해 안전성을 보강하는 평가체계다. 한수원은 EU의 방법론을 기반으로 원안위에서 개발한 평가기준에 따라 모든 원전의 스트레스테스트 평가를 마쳤으며, 이에 대한 규제기관의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원전은 설계, 건설, 운영 과정에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왔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부족한 점은 없는지 다시한번 살피며 안전성 향상에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기술적 안전 확보는 물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안전성을 혁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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