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UNIST·가천대·세종대·조선대·한양대 등 6개 대학 교수 참여
안전성·경제성 모두 확보한 자율 SMR로 기술 우위 확보
"무붕산 노심, 기존에 없던 길 만들며 원전 기술 선도 나선다"

한국의 원전기술 제패를 위해 11인의 대학교수가 뭉쳤다. 자율을 더한 소형모듈원전으로 기술을 혁신하며 안전성, 경제성을 다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무붕산 노심 등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사진= 이미지투데이]
한국의 원전기술 제패를 위해 11인의 대학교수가 뭉쳤다. 자율을 더한 소형모듈원전으로 기술을 혁신하며 안전성, 경제성을 다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무붕산 노심 등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사진= 이미지투데이]
대학교수 11인이 뭉쳤다.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혁명을 도모 중이다. 기존 SMR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기술을 접목하며 세계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다. 개념 설계는 어느정도 마무리했다. 가능성도 확인했다. KAIST, UNIST, 가천대, 세종대, 조선대, 한양대 교수진이 참여하는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ERC)', 코리아 원팀이다.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원전이 다시 주목된다. 그중 소형원전 개발 경쟁이 뜨겁다. 과학선진국들이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뛰어들며 각축전이 치열하다. 미국 DOE(에너지부)에 의하면 오는 2050년까지 500~1000기의 중소형 원전 수요가 예상된다. 미국은 2030년경까지 182기의 소형원전 수요를 전망하고 있다. MS의 빌 게이츠도 투자에 나서며 미국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전기출력 300MWe급 이하를 말한다. 대형 경수로의 10분의 1 이하 출력 규모지만 안전성이 높고 낮은 초기 투자비와 짧은 건설 기간, 빠른 자금 회수 등으로 경제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소형으로 해양과 오지, 우주, 담수 등 활용 범위도 넓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과학선진국들이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용희 KAIST 교수는 "현재 캐나다에서 소형원전 연구가 활발하다. 국가 지형 특성상 오지가 많아 소형원전이 적합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NASA와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머스크는 화성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원자로를 연구하고 있다. 소형원전 시장의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에서 경쟁하려면 경제성은 필수다. 운영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대형 원전과 같은 운영인력으로는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우주와 오지에서 활용되려면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안전하게 운영되는 자율성이 요구된다. 결국 극도의 안전성과 경제성 모두를 기대할 수 있는 자율소형원전, 5세대 원전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KAIST 등 6개 대학 코리아 원팀, 자율소형원전 개발 집중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에서 개발중인 자율소형원전 ATOM 원자로 시스템.[사진= KAIST}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에서 개발중인 자율소형원전 ATOM 원자로 시스템.[사진= KAIST}
 우리나라는 2012년 SMART로 소형원전 표준설계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정부도 최근 소형원전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발 시기가 오래되고 탈원전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면서 기술적 우위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그런 사이 미국 벤처기업 뉴스케일(NuScale)이 지난해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SMR설계인증(DCA)을 완료했다. 김용희 교수에 의하면 뉴스케일은 건설과 운영(COL) 인증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소형모듈원전 기술 개발에 웨스팅하우스 등 원전기업들이 뛰어들었으나 경제성을 확보할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포기했다"면서 "뉴스케일은 12개의 모듈형 SMR을 설치하고 단일 주제어실에서 최소 인력이 모두 제어하는 설계를 채택하며 인허가를 확보했다. 이는 결국 운영 인력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율성이 SMR 상용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리아 원팀의 목표는 SMR 기술에 자율운전 개념을 더한 원천기술 개발이다. 기존 원전 기술의 혁신으로 극도의 안전성과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은 뉴스케일도 아직 해내지 못한 부분이다. 코리아 원팀 1그룹은 노심과 연료주기(김용희 KAIST, 윤종일 KAIST, 임만성 KAIST), 2그룹은 시스템과 계측제어(이정익 KAIST, 김종현 조선대, 성풍현 KAIST, 김성중 한양대, 박문규 세종대), 3그룹은 핵연료와 재료 연구(장창희 KAIST, 윤영수 가천대, 안상준 UNIST)를 맡았다. 연구팀은 자율SMR를 위해 유기적인 융합연구로 기술혁신을 꾀하고 있다.

자율형 SMR의 강점은 안전성 강화다. 김 교수에 의하면 안전성 지표로 사용되는 노심손상 빈도 원인의 50%는 사람의 실수로 비롯된다. 때문에 운영에서 사람의 간섭을 배제하면 사고 가능성 자체를 막을 수 있다. 또 인공지능에 견주는 고지능 시스템 자율SMR로 운영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극도의 안전성과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
 

김용희 교수를 중심으로 코리아 원팀이 뭉쳤다.​​​​​​​​​​​​​​[사진= KAIST]
김용희 교수를 중심으로 코리아 원팀이 뭉쳤다.[사진= KAIST]
코리아 원팀의 비장의 무기는 무붕산 노심의 자율SMR. 전기출력 150MWe급의 ATOM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고성능 사고저항성(ATF) 핵연료 피복재를 사용, 극한의 상황에도 수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통합형 SMR의 고유 설계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안전성면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이다. 코리아 원팀의 자율SMR ATOM이 안전성, 경제성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 제패가 가능한 셈이다.

김 교수는 "연구팀은 6년전부터 무붕산 노심 개발에 집중해 왔다. 고성능 무붕산 노심과 연료주기 개념이 도출됐다"면서 "노심의 근본적 안전성을 혁신, 주파수 제어 뿐만 아니라 부하변동에 따른 운전에도 제어봉을 움직이지 않아 100%의 신뢰도를 갖는 자율운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무붕산 노심은 기존에 없던 길을 가는 것이다. 시스템이 단순화되고 안전성이 향상되며 자율성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가압경수로의 남아 있는 유일한 혁신이다. 자율성 및 소형을 갖추고 기존 붕산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기술적으로 가장 큰 우위를 갖게 된다. 혁신적인 한국형 SMR의 기본"이라면서 "핵연료를 약간 바꿔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 10년안에 라이선스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 최종 목표는

우리나라는 원전기술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1956년 원자력법을 제정하고 핵연료와 원자로 국산화를 이루며 원전 기술 강국으로 부상했다. 2009년말 UAE에 대형원전을 수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기술 우위를 차지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다용도 소형 경수로인 SMART 원자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면서 탈원전 정책기조로 원전연구개발이 주춤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후변화협약 실행으로 탄소배출이 높은 우리나라는 당장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통령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원전을 제외한 에너지정책으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 12월 말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원자력 신시장 개척안으로 소형원자로 기술 개발에 방점을 뒀다. 기존 SMART 원전 수출과 SMR 원전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한국형 혁신소형모듈원자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리아 원팀의 과제는 2022년 12월 31일에 종료된다. 김 교수에 의하면 내년 말 자율SMR의 개념확보가 가능하다. 이후 절차는 개념 검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혁신 기술은 한국형 혁신소형모듈원자로에서 구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다시 세계 시장을 제패할 준비가 착착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전기술 자립으로 기술을 선도해 왔다. 잠시 주춤했으나 세계 시장의 흐름이 SMR로 가고 있고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기술을 선도해 왔고 잘 해 왔다. 혁신 기술이 적용되는 자율SMR도 현실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TOM 시스템 설계 개념.[사진= KAIST]
ATOM 시스템 설계 개념.[사진=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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