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원전 마지막 납품입니다"…위태로운 원자력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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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07.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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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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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원전 사업은 대부분 중단됐지요. 원전에 부품을 공급하던 기업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원자력 관련 학과는 학생이 줄어 대가 끊길 위기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대한민국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차순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북 울진의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 1,2호기가 국내 전력 공급 약 7%를 담당하고, 두 기를 추가해 이를 10%까지 올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신규 원전 사업은 멈춰섰습니다.

신한울 3, 4호기는 지난 2017년 12월 이후 2년 넘게 공사가 중지됐습니다.

식사 시간마다 북적이던 인근 식당은 점심시간인데도 손님 한 명 안 보입니다.

식당 주인
"여기는 거의 원자력 보고 장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사람이 없어요. 지금."

정부는 원전 건설 계획 4건을 취소하는 등 원전 사업을 모두 백지화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관련 부품 업체는 경영난을 호소합니다.

원전용 대형 볼트 제조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매년 1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던 업체는 이날 마지막 물량을 생산했습니다.

A사 관계자
"신고리 6호기 마지막 출하 물량으로, 앞으로 물량이 없다."

일감이 끊기자 30억원 어치 생산 설비를 다른 업체에 팔았습니다.

출하 물량을 보관하던 부품 창고는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있습니다.

또 다른 원전 업체도 마찬가지... 200억원을 투입한 대형 설비는 멈춰 섰고, 원자재만 쌓여갑니다.

납품 물량은 연말이면 바닥나... 25명 직원을 17명으로 줄었습니다.

B사 관계자
"이런 상태에서 수출은 턱도 없습니다. 내(국내)가 안 하는 상태에서 누가 내 물건을 사겠습니까."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은 593곳. 매출액은 2017년 23조8000억원에서 2018년 20조5000억원으로 14% 감소했습니다.

원전 산업 악화로 대학등 관련 연구 분야도 위기감에 휩싸였습니다.

국립 울산과학기술원의 경우 4년 전 20명이던 원자력공학과 신입생이 2년째 단 3명뿐입니다.

박경태 / 학생회장
"2018년도와 2019년도는 둘 다 (입학생이) 3명으로 줄었거든요."

지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세계최초로 미국 내 원전을 건설-운영할 설계인증을 내어줄 만큼 최고 수준인 국내 원자력 산업. 지금 추세면 회복이 힘든 수준으로 훼손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김성중 교수 /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스프링이 있으면, 너무 많이 늘려놨어요. 다시는 돌아오기 힘든 그런 상황으로…."

국내 원자력 산업을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 시책에 따를 수밖에 없고...

한수원 관계자
"하라고 하면 저희는 '감사합니다'하고 할 거고, 뺀다고 하면 현재 상태에서는 보류 상태로…"

정부는 위태로운 원전 업계 원성에도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차순우입니다.

차순우 기자(oakenshiel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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