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 발전 운영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무인비행기(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한수원 직원들이 원전 주제어실에서 원전 운영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첨단 운용기술

AI 적용 자동예측진단 기술 개발
미세한 이상 징후까지 감지 예방

원격 수중드론·펄 제거 로봇 이용
수조 등 고위험 종사자 생명 보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운영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주목된다. 인공지능(AI)·무인비행기(드론)를 활용해 설비 신뢰도를 높이고 원전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종사자 안전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초로 원전 설비 고장 사전에 감지하는 기술 기반 구축 = 13일 한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전 설비 고장을 사전에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자동예측진단 기술 개발을 마쳤다. 한수원이 개발한 자동예측진단시스템은 발전소별로 분산 관리되고 있는 설비 감시·진단·정비 데이터를 통합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 및 기법), 딥러닝(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 같은 AI 기술을 적용해 핵심 설비를 상시 진단 분석하고, 설비의 미세한 이상 징후까지 감지해 고장을 예방하게 된다.

기존 기술로 핵심설비를 실시간 정밀 진단할 경우 엄청난 인력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동예측진단시스템을 활용하면 인력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실시간 감시, 정밀 진단까지 수행할 수 있다.

한수원은 2018년 12월 1단계 기술개발을 통해 시범 선정된 300대 설비에 대한 상태감시 빅데이터와 AI 기술 기반 자동예측진단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1단계 기술개발 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65건의 설비결함을 사전에 감지, 발전소에 제공하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19년 1월부터는 발전소 자동예측진단시스템을 전 원전 핵심설비 1만5000대에 확대 적용(2단계)하고 전력설비 열화상 딥러닝 기술과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설비 진단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고방사선 구역이어서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연료 재장전 수조는 수중 드론을 넣어 점검한다. 한수원 제공

◇로봇 활용한 종사자 안전·생명 보호 = 한수원은 고위험 작업환경에서 종사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혁신기술과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사고 위험이 높은 건설현장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작업자의 동작 및 화재패턴을 감지해 경고하는 ‘지능형 CCTV’를 국내 원전건설 사업 최초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28개 소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고방사선 구역이어서 인력투입이 불가능한 연료 재장전 수조의 수중환경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연료 재장전 수조 원격점검 수중드론(NUVIDA)을 개발, 지난해부터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펄 측정·제거용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해안가에 설치된 원전 특성상 발전소 가동에 따라 취수구 내부로 유입되는 펄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직접 해야 해 인명 사고의 위험이 컸다.

◇국내 모든 원전 운영을 중앙에서 한눈에…이상징후 감지 시 조기경보 = 한수원은 2013년 국내 모든 원전 운영 및 주요기기의 상태를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2016년 8월 발전운영종합센터(E-Tower) 구축을 완료했다. 센터에는 최고의 원전 운전 베테랑으로 구성된 감시팀이 24시간 근무하며 발전소 상태를 실시간 원격 감시하고 있다. 원전 주요기기에 고장 징후 발생 시 각 원전의 주제어실보다 빨리 감지해 선제적인 조치와 본사의 기술지원을 통해 고장정지를 예방한다.

이를 통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전정지 예방 5건, 과도상태 확산방지 129건의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11월 세계 최고의 원자력 전문가들로 구성된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점검단들이 실시한 전사안전점검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돼 세계 원자력 산업계에 국내 원전 운영 능력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