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임박'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주민의견수렴 본격화…반대에 발목 잡힐까

지역실행기구, 시민참여단 150명 모집…숙의학습 등 거쳐 6월말 결정
맥스터 건설 차질시 월성 2~4호기 셧다운 위기…전력수급 빨간불
울산 환경단체, 주민투표 요구…정부 “원전문제 주민투표 대상 아냐”

이미지 크게 보기 월성원자력발전소 내 맥스터 전경./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아시아투데이 조재학 기자 = 월성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가 임박한 가운데 추가 건설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규제 당국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올 1월 월성원전 내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허가한 데 이어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가 의견수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공론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경주 및 울산 환경단체가 맥스터 증설에 관한 주민투표를 주장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산하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는 원전 반경 5km에 속한 기초자치단체 주민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지난 4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양북면·양남면·감포읍 등 동경주 3개 읍면과 서경주를 대상으로 총 4차례의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월성 지역실행기구는 대표성을 고려해 만 19세 이상 경주시민 30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참여단 1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후 사전워크숍과 숙의학습, 종합토론회 등을 거쳐 6월 중 맥스터 증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월성 맥스터 증설은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월성원전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지방세 427억원, 기본·사업자지원사업 151억6000만원, 경주지역 업체 계약액 117억원 등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문제는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꽉 차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저장률은 97.6%에 달한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내년 11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수원은 맥스터 건설에 최소 19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방폐물학회가 이달 중순 최종 발표할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포화시점 전망 보고서에서 월성원전 포화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 52시간 근로에 따른 현장여건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때 여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월성 맥스터 건설 차질로 월성 2~3호기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성 2~4호기가 셧다운되면 전력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지난해 월성 2~4호기가 생산한 전력은 1306만4130MWh(메가와트시)로, 대구·경북 전체 전력 소비량(5958만352MWh)의 21.9%를 담당했다.

정부는 월성원전 지역실행기구의 공론화를 통해 맥스터 증설이 결정될 경우 전국 공론화와 분리해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은 원전 내 저장시설의 운영상황 등을 고려해 관리정책이 ‘적기에’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재검토위원회는 노력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경주 및 울산 환경단체는 주민투표를 요구하며 장외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지역 단체가 연합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추가건설 찬반 울산북구 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주민투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는 원전 문제는 국가 사무이므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국가 사무에 속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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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학 2jh@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