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40% 급락…추가 하락 불가피
20년 고정수익 창출 'RPS 입찰' 잇달아
13만원대 진입…최저가 경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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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무관. [사진= 류태웅 기자]

올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가격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주 수익원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하락 전망에 따라 현재 가격에라도 20년 동안 고정수익을 창출하려고 잇달아 입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저가 입찰제인 만큼 사업자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1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이 접수하고 있는 올 상반기 RPS 고정가격계약은 100kW 이상 및 미만 기준 13만~17만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정가격계약은 전력도매시장가격(SMP)과 REC를 더한 것이다. 태양광 사업자가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등 6개 공급의무자에 20년 동안 REC를 고정계약가격에 판매하는 형태다.

고정가격계약이 13만원대 진입을 앞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경으로는 REC 하락이 꼽힌다. 태양광사업자는 생산 전력을 SMP로 판매하고 REC를 매도, 추가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이 REC가 태양광 및 RPS 사업자의 석탄, 바이오매스 등 설비 증설로 급락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REC 현물가격은 4만4400원으로 지난해 초 7만2000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40% 가까이 내렸다. 기존 태양광 사업자 입장에선 REC 추가 하락 전 가격에 장기 판매하는 고정가격계약이 유리한 셈이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고정가격계약에 몰리다 보니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2017년 상반기 1.96대 1에서 2019년 상반기 5.7대 1까지 높아졌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7.3대 1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는 최근 수년 동안 REC 하락 폭이 큰 만큼 경쟁률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최저가 입찰이다. 에너지공단 고정가격계약 평가지침에 따르면 입찰 가격에 따른 계량평가는 70점에 이른다. 유지, 보수, 사업 능력 등 사업수행 능력 평가 점수가 30점인 것을 감안하면 저가 입찰이 선정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태양광사업자들은 입찰 가격을 놓고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상한 가격 17만2465원에 가깝게 제시하면 선정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적게 써 내면 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공단은 올해 '100kW 이상 1㎿ 미만'과 '1㎿ 이상' 사업자 비중을 각각 35%, 15%로 한정했다. 100kW 미만 선정 비율이 50%인 것을 감안하면 발전용량이 큰 사업자일수록 더욱 낮은 가격에 입찰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가격계약 가격 하락은 추세로 봐도 불가피하다. 2017년 상반기 18만1595원에 이르던 게 2019년 하반기 15만9269원으로 12% 이상 떨어졌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업자의 경우 굳이 저가 입찰 경쟁보다 적정 가격을 써 내 수익을 높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도 “저가 입찰을 해야 선정 가능성이 짙어지는 만큼 사업자 스스로가 수익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 부딪치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