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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한울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할 이유

 

   

  두산중공업이 휴업을 선언했다. 탈원전 정책이 발표되고 공장 가동률이 100%에서 작년 60%로, 올핸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두중의 주가는 2만2000원에서 4700원으로 75%가 빠졌다. 이미 2400명에 대해 순환 휴직을 강행했고 임원의 20%를 감원했다. 26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추진했다. 신청자가 부족하자 이제는 강제퇴직 소문이 돈다. 이 지경이 되자 놀고 있던 두중의 노조도 거리에 나섰다. 극렬한 반핵환경단체와 정부인사는 이런 상황을 두고도 ‘탈원전은 시작도 안 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가?

  지난 3월26일자로 두중은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두중 관계자는 이번 대출을 발판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1조원의 대출이 있다면 두중이 살아날 수 있을까? 탈원전 정책으로 10조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두중이다. 급한 김에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할 것이다. 두중만 살아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더 절박한 것은 창원지역 소재 170여개 협력사를 포함한 전국 800여개의 협력사가 살아나야 하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건설경기를 부양했던 것이 그 부작용을 몰랐기 때문이겠는가? 부동산 투기가 조장되고 이에 따른 많은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그런 부작용을 넘어서는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수술만 잘 해 놓으면 뭐하겠는가, 일단 살려 놔야지.

  경기부양 카드로 건설투자가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타 산업 대비 투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건설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하며, 똑같이 10억원을 투입했을 경우 전체 산업 평균 대비 1.2배의 고용을 끌어낼 수 있다. 건설경기를 부양하면 정부의 투자가 건설, 자재, 노무 등으로 순차적으로 전달되면서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정부가 투자한 금액의 5배, 10배의 경기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나눠서 개인에게 지급하면 그것을 쓸 때까지만 효과가 있다. 제한된 정부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직접 지원방식보다 경기 활성화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두중이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을 대출받은 것은 그냥 급한 불을 끄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두중은 1조원의 빚을 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한울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두중은 한수원으로부터 원자로 등 주요 기기를 납품한 대가로 1조원 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빚이 아니다. 이 돈은 협력사로, 또 직원의 급여로 단계적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경기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개인에게 지급된 돈은 불안하니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저축성으로 고이게 된다. 그러나 급여로 지급된 돈은 사용되면서 경기를 유발한다. 공장을 멈출 필요도 없다.

  신한울3·4호기 건설을 재개하면 울진지역의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다.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건설을 위한 인력이 울진으로 모일 것이다. 지어 놓았던 집들이 분양될 것이다. 지역의 상권이 살아날 것이다. 건설인력 일자리도 생길 것이다. 급여는 가계로 흘러갈 것이고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신한울3·4호기 건설비용은 5배, 10배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산업은행이 굳이 1조원이라는 큰 돈을 두중에 빌려줄 필요도 없다.

  한수원이 신한울3·4호기를 건설한다고 하면 외자를 유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원전이 늘어나면 한전 적자는 해결될 것이다. 전기료를 깎아 줄 수도 있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원전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다. 창원이 살아날 것이다. 푼돈 쥐여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숨이 꼴딱 넘어갈 때 한번 숨쉬게 해주는 것의 효과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푼돈 쥐여주는 것보다 경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정신을 조금만 차리면 좋겠다.

  신한울3·4호기를 살려 달라는 청원은 7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장은 이미 1년 전에 청와대 만찬이라는 어려운 자리에서 건설 재개를 건의했다가 세무조사를 받았다. 울진의 김대엽 선생은 자살로 건설 재개를 호소했다. 사람을 수혈로 살리려 하지 말고 몸이 스스로 피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두중과 수많은 협력사는 그냥 회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정범진(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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