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세대 이재설 교수 “갈등형이 아닌 원자력계와 탈핵계 소통 중요”
전홍찬 부산대 교수 “사회과학자와 함께 원전 수용성 제고, 과학기술 대중화 도모 필요”
정범진 경희대 교수 “열정과 비전 없어져, 원자력계의 눈높이가 국민에 튜닝돼야”
이정익 KAIST 교수 “원전 경제성 증진시키며 재생에너지 통합 도와야”
주한규 서울대 교수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같이 발전해야”

원자력계가 사회과학, 탈핵진영, 일반국민 등 다른 분야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6일 개최된 '에너지, 소통과 신뢰 포럼'에서 소통을 강조한 인사들. 왼쪽으로 부터 이재설 전문위원, 전홍찬 부산대 교수, 정범진 교수, 이정익 교수, 주한규 교수. <사진=안희민 기자>
▲ 원자력계가 사회과학, 탈핵진영, 일반국민 등 다른 분야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6일 개최된 '에너지, 소통과 신뢰 포럼'에서 소통을 강조한 인사들. 왼쪽으로 부터 이재설 전문위원, 전홍찬 부산대 교수, 정범진 교수, 이정익 교수, 주한규 교수. <사진=안희민 기자>

[폴리뉴스 안희민 기자]원자력계가 ‘소통이 소홀했다’는 자성의 한목소리를 냈다. 갈등을 지향하고 원자력계와 대중 간, 과학기술자와 사회과학자, 원전과 탈핵 진영 간 소통이 강조됐고 원전의 경제성을 증진시키고 재생에너지 통합을 도와야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미래사회에너지정책연구원과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가 공동으로 6일 개최한 ‘에너지, 소통과 신뢰 포럼’에서 주제발표자와 플로워의 원자력계 인사들은 ‘갈등 지양’과 ‘소통 지향’을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기본적으로 원전이 안전하고 엘리트 기술이라는 종전의 주장이 바탕이 됐지만 원자력계-원전과 대중, 사회과학자, 탈핵 진영과 소통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정범진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잔매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잔매론이란 소소한 비판을 대응하지 않고 허용하다가 탈핵을 맞게 논리다. 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공부문인 원자력계는 눈높이를 국민에 맞춰야하고 △원자력계 인사가 정책능력을 갖춰 공무원이 되거나 그런 인사를 지지해줘야하며 △원자력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익 KAIST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기후변화대응에 원전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발전과 LNG발전이 운영되는데 이러한 점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안되고 그 역할을 원전이 수행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위해서는 “원전이 재생에너지의 출력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하고 지금보다 경제성을 획득하며 재생에너지 통합을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 또한 원전이 제1 발전원이며 기저부하라는 종전의 주장 가운데 원전 이용률(ability)과 설치용량(capacity)를 향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한 노력을 제시한 것이지만 역시 원전이 기후변화대응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원자력계의 주장이 대중들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자성하고 있어 주목됐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과)도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공존을 이야기했다. 주 교수는 “원전이 값싸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도 원전과 재생에너지 공존을 위한 과제도 수행한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회과학자인 정홍찬 부산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원자력계 과학기술자 단독이 아닌 사회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원전 이슈에 대응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과학기술 지식의 대중화와 학계저변과 원자력계의 노력으로 원자력에 대해 호의적인 여론을 형성한 영국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영국도 처음엔 대중을 계몽하거나 깨우치려다가 실패했다”며 “한국에서도 원전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되려면 학계일반이 먼저 나서고 원자력계가 뒤를 잇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원자력계 1세대 학자로 최근 장인순 교수, 전재풍 교수, 김병구 교수, 박현수 교수와 함께 ‘아톰 할배들의 원자력 60년 이야기’를 펴낸 이재설 교수(대덕과학기술사회적협동조합 전문위원)은 갈등을 지양하고 원자력계와 탈핵계가 직접 소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자 다섯 중 막내 격인 자신이 원로들에게 친문처럼 비춰질 정도로 현실을 말했다고 전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원자력계가 사회과학계, 인문계와 같이 고민하는 것이 맞으며 방법도 갈등형으로 갈 것이 아니라 원자력계와 탈핵계가 같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발언은 그의 세월만큼 무게가 있어 보였다. 그가 저술에 참여한 책에도 원로와 젊은 세대가 서로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자력에 대한 의견도 시각의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내용과 함께 “제3의문화의 본질적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고 우리들이 살아온 시대를 냉철히 재조명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구절이 적혀 있어 잔잔히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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