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승 서울대 명예교수 “신고리 5, 6호기 공사중단 문제, 공론화 대상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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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공론화委’ 위원장 지낸 홍두승 서울대 명예교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중단 문제가 왜 공론화 대상인지 이해할 수 없다.”

2013년 10월부터 약 1년 8개월 동안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67·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 교수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영구 중단 여부의 결정 주체에 대해 “국가의 몫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진행됐던 공론조사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설계하고 운영했다. 수년간 사회 갈등을 연구해온 사회학계의 원로 학자다. 홍 교수는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문제는 이미 정치 이슈가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신고리 5, 6호기 문제처럼 정치화된 사안은 참여자들이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탈(脫)원전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황에서 토론을 통한 의견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특정 문제에 대한 선입견을 갖기 전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공론조사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공론조사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처럼 정부가 정책 대안을 마련한 적이 없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 유용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국책사업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부분도 걱정했다. 홍 교수는 “여야 추천 인사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정부가 운영하는 에너지위원회가 수년간 논의해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가 얼마나 고생할지 눈에 선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정치권과 친(親)원전 단체,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결정은 공론화위가 아닌 국가가 내려야 한다”며 “여론에 기대지 말고 정부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고리#원자력발전소#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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